자치경찰제 시행안의 골자는 조직을 신설하는 대신 기존 경찰 조직에 국가경찰·자치경찰·수사경찰이 함께 업무를 보도록 한 것이다. 당초 경찰청 소속 국가경찰과는 별개로 자치경찰본부 및 자치경찰대를 두는 ‘이원화’ 모델이 논의됐으나 별도 조직을 만들지 않는 ‘일원화’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직 신설에 따른 비용 과다 등의 우려가 있어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도출했다”고 말했다.
변경안에 따라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수사경찰은 기존 경찰관서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각자의 업무를 보게 된다. 정보·보안·외사·경비 등은 국가경찰, 지역적인 성격이 강한 생활안전·여성청소년·교통 등은 자치경찰, 수사는 수사경찰이 맡는다. 지휘체계도 다르다. 자치경찰 사무는 시·도지사 소속의 독립된 행정기관인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수사경찰 사무는 국가수사본부장이 지휘·감독하게 된다. 국가경찰 사무는 여전히 경찰청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별도의 조직이 신설되지 않는 만큼 일선 경찰들의 우려와는 달리 자치경찰도 지방직이 아닌 국가직 공무원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변경된 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경찰서 안에서 지휘체계가 여럿인데다 국가 사무, 자치 사무, 수사 사무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경찰 권력 비대화를 통제하기 위해 자치경찰제가 추진됐는데 ‘일원화’ 방식으로 사실상 경찰 조직이 그대로 유지돼 제도 도입 취지가 한 발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