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한반도가 시원하면서도 장마철이 길어진 원인은 북극 고온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북극의 더운 공기로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밀려 갇혀있는 상태가 지속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지 못하면서 중국, 일본은 물론 한반도 남부 지역에 물폭탄 피해를 줬다. 다만 8월부터는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으로 이동한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6월 말 동시베리아에서 발생한 고온의 고기압이 북극으로 이동하면서 북극의 기온이 상승했다. 이로 인해 북극 주변을 에워싸며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제트기류가 남북방향으로 요동을 치면서 찬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왔고, 대기 흐름의 정체현상을 일컫는 ‘블로킹’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결국 폭염이 발생했던 6월과 달리 7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 낮은 22.5℃를 기록하게 됐다.
기상청은 또 한반도 부근에 정체한 찬 공기에 막혀 따뜻하고 습한 공기인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일본 남쪽에 머물면서 중국 남부와 일본 규슈 지방 등까지 길게 뻗은 장마전선을 형성하게 됐고, 장마전선이 제주도 남쪽 해상부터 남해안에도 걸치면서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냈다.
반면 장마전선이 남쪽에 형성되면서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중부지방의 비는 적게 내렸다. 실제 올해 장마철 강수량은 중부지방이 평년(366.4㎜)보다 조금 많은 398.6㎜를,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각각 529.4㎜, 562.4㎜로 평년(남부 348.6㎜, 제주도 398.6㎜)보다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다만 8월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으로 이동하면서 강한 장맛비를 내릴 것으로 예보된다. 8월 1~3일 중부지방에는 강한 장맛비를 내리는 장마전선은 4~5일 북한으로 북상했다가 다시 중부지방으로 돌아와 8월 10일까지 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장마철이 끝나가면서 8~9월 기온은 평년보다 높은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 28일 장마철이 종료된 제주도와 31일 종료되는 남부지방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0.5~1℃ 높겠고, 남부 지방은 구름이 많이 끼면서 평년과 비슷하거나 기온이 0.5℃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