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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민간 CVC는 반쪽 만들고 '관제 펀드' 키우나

정부와 여당이 한국판 뉴딜 재원 마련을 위해 뉴딜펀드의 투자금에 원금을 보장하고 목표 수익률을 연 3%가량으로 설정하는 내용의 출시 구상을 이달 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를 국민 참여형으로 만들어 시중자금을 생산적 투자처로 유도하고 국민들의 호주머니도 채워주겠다는 것이다.

당정의 구상은 외견상 그럴듯하다. 수신금리가 1% 남짓인 상황에서 국가가 원금을 무조건 주고 은행 예금보다 2~3배 높은 수익을 안겨준다니 국민으로서는 솔깃할 수밖에 없다. 1,100조원 넘는 부동자금을 끌어들이려면 보상이 필요하지만 이번 계획은 앞뒤가 바뀌었다. 당정은 펀드로 모은 자금을 5G와 자율자동차·친환경 분야 등에 투자할 계획이지만 정작 이들 신산업의 규제는 달라진 게 없다. 되레 국회에는 반(反)시장 법안이 넘실대고 있다. 현재 발의된 공정거래법 개정안만 24건으로 대부분이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규제 사슬에 묶여 투자한 기업이 문을 닫거나 이익을 내지 못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펀드 원금을 보장하려면 결국 나랏돈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규제 완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관제 펀드는 원금 보장으로 국민을 유혹하는 포퓰리즘이 될 수 있다.

반면 민간 주도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은 반쪽으로 만들었다. 정부가 확정한 운용방안을 보면 CVC의 차입 한도, 펀드 조성 시 외부자금 조달 비중, 해외투자 자산 비중까지 규제의 족쇄가 무더기로 채워졌다. 대기업 지주회사의 CVC를 허용해 미국 구글의 ‘구글벤처스’처럼 만들겠다고 했지만 대기업 특혜 논리에 막혀 출범 전부터 누더기가 된 셈이다. 정부는 뉴딜펀드든, CVC든 돈이 돌게 하려면 이념의 굴레와 반시장적인 규제를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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