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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美中갈등까지…HSBC 올 상반기 이익 65% ↓

올 상반기 세전이익 43.2억달러…예상치 하회

CEO "코로나·지정학적 갈등 때문…구조조정 속도"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영국계 은행 HSBC 로고./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영국계 은행 HSBC의 올 상반기 세전 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5%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침체와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는 물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에 따른 지정학적 요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HSBC의 올 상반기 세전 이익은 43억2,000만달러(약 5조1,5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5% 줄어든 것은 물론 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치(56억9,000만달러)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상반기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 감소한 267억달러로 집계됐다.

노엘 퀸 HSBC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올 상반기는 내가 기억하는 한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제의 상당 부분이 크게 둔화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HSBC는 코로나발(發) 경제 위기로 많은 기업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 부실대출의 규모를 기존 80억달러에서 130억달러로 높였다고 이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또한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자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도 전년 대비 0.18%포인트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중(美中)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도 받았다고 밝혔다. HSBC는 지난해 세전이익의 90%가량을 홍콩에서 벌어들일 만큼 홍콩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특히 최근 중국 관영매체들의 압박에 홍콩보안법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HSBC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HSBC는 앞서 발표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붙인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퀸 CEO는 소매금융 및 자산 관리 부서를 합병하고, 유럽 주식 사업과 미국 내 점포를 축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직원 3만5,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 앰버힐캐피털의 잭슨 웡 펀드매니저는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은 HSBC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라는 점에서 실적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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