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등 비서실 소속 수석 비서관 5명 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괄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인터넷 포털 댓글창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청와대 비서관들이 아파트를 팔기 싫어서 사표를 냈다”는 취지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날 오전 사의를 밝힌 수석은 노 비서실장 산하에 있는 정무·민정·국민소통·인사·시민사회 수석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조원 민정수석은 각각 서초구 반포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 강남 지역에 아파트를 둔 다주택자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앞서 노 비서실장은 반포동 아파트 대신 충북 청주 소재 아파트를 처분하겠다고 밝혀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차기 충북지사 출마가 유력했던 그는 6·17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여권 인사들의 다주택 보유에 대한 역풍이 거세자 “우리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반포 아파트를 급매물로 내놨다”고 했으나, 곧이어 “(반포가 아닌) 청주 아파트를 처분한다”고 말을 번복해 빈축을 샀다.
김 수석은 지난달 말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갤러리아 팰리스 48평형(전용면적 123㎡)을 역대 실거래 최고가 보다 2억원가량 높은 22억원에 내놔 다주택을 처분한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김 수석은 해당 매물을 다시 거둬들였다.
김거성 시민사회 수석(서울 은평구, 구리 교문동)과 김외숙 인사수석(부산 해운대구, 경기도 오산)도 다주택자다. 결국 사의를 표명한 비서실 산하 수석 비서관 5명 가운데 3명이 주택 처분 권고를 해결하지 못한 채 직을 그만두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사의 표명 배경에 대해 “최근 상황에 대한 종합적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여론은 “책임지기 위함이 아니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사의 표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비서관 사의 표명 기사에서 “어휴 집은 도저히 못 팔겠다는 거네”, “집 팔기 싫어서 그만두는 거겠지. 결국 집값은 안떨어진다는 것”, “집 파느니 사표를 택했다”, “권력도 다주택 앞에선 아무 의미 없다. 돈은 영원하지만 권력은 유한하다”, “청와대 비서실장보다는 강남 아파트!”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권에 대한 불신도 높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그대들의 뜻과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지 잘 알게 됐다”고 비꼬았고, 또 다른 네티즌들은 “집은 도저히 못 팔겠다는 것. 진짜 최악의 정권이다”, “역대급으로 가관인 정부다”, “무능에 위선에 무책임에...부끄러운 줄 알라”며 수위 높은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 김조원 민정수석을 둘러싼 ‘다주택’ 관련 논란을 해명하며 “통상 부동산 거래를 할 때 얼마나 팔아 달라고 하는지 남자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성차별적 표현을 써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에 윤희석 미래통합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수석이) 직이 아닌 집을 선택했다”며 “국민은 실망을 넘어 절망하고 분노한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다주택자를 투기꾼, 범죄자라 몰아 왔다. 스스로 정부 원칙을 저버린 김 수석도 이제 불편한 그 자리 내려놓으시고 ‘강남 사랑’을 굳건히 실천하시길 바란다”고 비판했고,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문 정부 남자들은 불리하면 하나같이 아내 핑계를 댄다”며 “청와대에 불리하면 아내 핑계 대라는 대응 매뉴얼이라도 있는 것이냐”고 맹폭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