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대 진출을 꿈꾸는 한국 남자골프 기대주 김주형(18·CJ대한통운)이 소원 하나를 이뤘다.
김주형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하딩파크TPC(파70)에서 열린 제102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달러)을 통해 난생처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를 밟았다. 생애 첫 출전이 메이저대회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더 큰 성과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와 기념촬영을 한 것이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즈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꿈이 이뤄졌다”며 기뻐했다.
김주형은 올해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다. 아시아프로골프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먼저 시작한 그는 지난 7월 초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개막전이자 데뷔전이었던 우성종합건설 부산경남오픈에서 준우승하고 다음 대회인 군산CC오픈에서 KPGA 투어 프로 신분 최연소 우승(18세21일) 기록을 세우며 일약 한국 남자골프의 미래로 떠올랐다. 김주형은 세계랭킹 100위 이내(95위) 자격으로 PGA 챔피언십 출전권을 확보한 뒤 “우즈가 나오는 대회에서 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쁘다”고 했다. 우즈는 11세이던 김주형에게 골프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심어준 ‘우상’이었다.
메이저 데뷔전의 첫날 성적도 준수했다.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이븐파 70타를 친 김주형은 156명 중 공동 48위에 자리해 컷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 세계 2위 욘 람(스페인)과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비롯해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버바 왓슨(미국) 등과 같은 순위다.
김주형의 우상 우즈는 2언더파 공동 20위로 첫날을 마쳤다. 68타는 우즈의 메이저대회 1라운드 스코어로는 2012년 브리티시 오픈 67타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통산 16승과 PGA 투어 통산 83승을 노린다. 그는 메이저 승수에서는 18승의 잭 니클라우스(80·미국)에 3승 모자라고 통산 승수에서는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제이슨 데이(호주)와 브렌던 토드(미국)가 나란히 5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나섰다. 데이는 2015년 이 대회 우승자다. 토드는 이번 시즌 2승을 거두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주춤했던 브룩스 켑카(미국)는 1타 차 공동 3위(4언더파)에 오르며 ‘메이저 사냥꾼’의 면모를 과시했다. 통산 7승 중 4승을 메이저에서 수확한 켑카는 최근 100년간 두 번 밖에 나오지 않은 단일 메이저 3연패에 도전한다. 세계 1위 출신인 마르틴 카이머(독일)·저스틴 로즈(잉글랜드), 그리고 큰 경기에 강한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 등도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시우(25·CJ대한통운)가 1언더파 공동 33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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