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 참모들이 대부분 지방으로 발령받고 친여 성향 검사들이 요직에 오른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두 번째 검사장 인사에는 다른 특이사항도 눈에 띈다.
7일 단행된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사법연수원 28기 검사 3명에 고경순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가 포함됐다.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이 된 고 차장검사는 추 장관과 한양대 법대 동문으로 네 번째 여성 검사장이다. 이에 따라 현직 여성 검사장은 두 사람으로 늘었다. 다만 검사장 중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평가되는 공판송무부장을 여성이 차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노정연 신임 서울서부지검장도 전주지검장을 맡기 전에 공판송무부장을 지냈다. 서울 명일여고, 한양대 법대를 졸업한 고 차장검사는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99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인천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법무연수원 파견), 서울고검 검사, 춘천지검 부장검사, 법무부 여성아동인권과장, 대전지검 환경·보건범죄전담부 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강력·보건범죄전담부 부장검사,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다른 28기 두 명인 형사통 이종근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김지용 수원지검 1차장은 각각 대검 형사부장과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추 장관이 강조한 ‘형사·공판부 중심의 검찰’을 만들겠다는 방침의 일환으로 28기 검사장 3명이 발탁된 것이다.
인권수사 방침 강화 등 현 정부의 주요 현안 중 하나를 맡는 대검 인권부장을 공석으로 비워둔 것도 이번 인사에서 주목된다. 법무부는 “향후 수사권 개혁에 따른 형사사법 시스템 변화로 대검 인권부의 기능이 개편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승진 인사는 지역 안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고검장 승진(2명)은 호남과 영남이 각각 1명, 검사장 승진(6명)은 호남(2명)과 영남(2명), 서울(1명), 충청(1명) 등 골고루 분포됐다. 법무부는 검사장급에 신규 보임된 검사들에 대해 “출신 지역과 학교 등을 적절히 반영했다”며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망을 수용하는 자세, 사회 변화에 대한 공감 능력도 함께 고려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대한 감찰은 조상철 신임 서울고검장이 책임지게 됐다. 서울서부지검장에서 수원고검장으로 승진한 뒤 조 고검장은 서초동으로 돌아오게 됐다. 조 고검장은 기획통으로 분류되며 법무부와 대검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한동훈 검사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유임됐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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