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청와대 참모들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산하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부동산 시장의 싸늘한 민심과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의를 밝힌 수석은 강기정 정무, 김조원 민정, 윤도한 국민소통, 김외숙 인사,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등 5명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사의 표명과 관련해 “최근 상황에 대해 종합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최근 상황’에는 노 실장의 반포아파트와 김조원 수석의 ‘강남 2채’를 둘러싼 논란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당초 지난 7월 말까지 참모들의 다주택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8명의 참모가 다주택인 상태다.
아울러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등 꼬리를 무는 여권의 악재도 사의 표명의 배경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총선에서 압승했는데도 민심이 이렇게 급속히 악화한 데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비서실장과 핵심참모들이 한꺼번에 사의를 표명한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이의 수용 여부는 문 대통령의 판단에 달렸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했다. 여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참모들의 사의를 일부 수용하고 ‘3기 청와대’로 재편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국정 공백 등을 우려해 일부 참모는 연말까지 유임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상조 정책실장의 정책라인과 서훈 안보실장의 안보라인은 이번 사의 표명에 동참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및 한국판 뉴딜 추진 등 정책의 연속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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