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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들이 바꾼 통합당… ‘아스팔트 전사’ 가고 ‘토론하는 보수’ 온다

통합당 절반이 초선…합리적 보수 지향

주요 당직 배치·자유로운 의총 분위기

보수개혁 사명감 안은 공부모임도 활발

본회의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 /연합뉴스




“저는 임차인입니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 ‘5분 명연설’로 서울시장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은 초선이다. 윤 의원은 공부하고 토론하는 데 몰두한 통합당 초선 가운데 한 명이다. 58명의 통합당 초선들은 거침없는 언행과 아스팔트 투쟁의 ‘보수 전사’ 이미지를 거부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합리적 보수’의 길을 택했다.



4·15총선에서 20대 국회 출신 보수 전사 후보가 연이어 낙선한 결과 21대 국회에 입성한 통합당 의원 103명 가운데 58명이 초선이다. 초선 의원들은 일찌감치 강경발언과 장외투쟁에 이별을 고하고 논리와 정책으로 장내투쟁에 집중하기를 요구했다. 현재 통합당에서 ‘장외투쟁 독려’는 일부 중진 의원의 소수 의견에 불과하다. 8·15 광복절에 광화문에서 장외집회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부 중진 의원에서 그친다. 통합당 지도부는 앞으로 장외투쟁이 없을 것임을 암시했고 초·재선 의원들은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모양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20대 국회 때 아스팔트 투쟁의 실패가 학습효과로 작용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며 “의정활동에서 취할 것은 취하고, 내줄 것은 내주며, 결국 국민과 공감대를 만드는 정치를 하자는 초선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통합당 의원 역시 “4년 전처럼 초선이 조용히 있으면 보수당이 살아날 방법이 없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선의 주류화는 단순히 숫자에서 기인하지 않는다. 초선도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구조가 뒷받침됐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원, 비대위 대변인, 특위 위원장 등 당의 ‘메신저’ 자리를 비롯한 요직에 초선을 전격 배치했다. 두 자리밖에 없던 원내 비대위원 자리는 초선의 김미애 의원과 재선의 성일종 의원이 차지했다. 배현진·최형두 원내대변인에 이어 배준영·김은혜 대변인 역시 초선이다. 특히 비례의원 가운데 특정 분야 전문가 출신이 많아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윤 의원은 경제혁신특위 위원장을, 조명희 의원은 미래산업일자리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배 대변인은 이런 당직 구조에 대해 “초선에게 자신감과 발언권을 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심만리 모임에서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들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체제에서 달라진 의원총회 분위기도 한몫했다. 선수별로 자리배치를 했던 이전과 달리 의총장에서 초·다선 의원들이 섞어 앉고, 원내지도부가 먼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아 초선 의원도 자유롭게 발언하는 분위기로 변했다. 또 초선이 다수인 만큼 계파정치에서도 자유롭다. 배 대변인은 “특정 계파의 다선 의원 중심의 지배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박수영·조수진 의원 등 목소리를 내는 초선도 눈에 띄게 됐다. 한 지역구 초선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초선·다선 구분 없이 발언한다”며 “초반에는 다양한 의견이 나열되기만 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하나의 결론으로 좁혀진다”고 말했다.

초선들의 학구열도 눈에 띈다. 보수개혁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형성된 초선 공부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와 ‘초심만리’ 모두 80% 이상의 출석률을 자랑한다. ‘명불허전 보수다’ 모임은 평균 20명이 참석했고 ‘초심만리’ 세미나는 회원 14명 가운데 12명가량이 꾸준히 참여했다. ‘초심만리’를 개최한 박 의원은 “공부 모임에 초청했을 때 거절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며 “어려운 시기에 들어온 만큼 다들 굉장한 사명감으로 참여하고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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