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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폭우에 무너진 태양광, 난개발 멈추라는 경고다

주말 수도권과 중남부를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이후 이달 9일까지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38명에 달하고 실종자도 12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인명 피해 규모를 넘어 9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다. 전국 곳곳의 강과 하천이 범람하고 도로가 끊기는 비상사태에도 언제까지 구멍 뚫린 하늘만 쳐다보고 있어야 하는지 답답한 일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올해의 경우 유독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산림청은 9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에 처음으로 산사태 위기경보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특히 전국 산지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태양광발전시설이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충북 제천시의 한 태양광발전시설은 증설 중이던 설비 대부분이 폭우로 주저앉았고 태양광설비가 토사에 쓰러져 산 아래 농경지를 덮치기도 했다. 주로 땅값이 싼 산비탈에 설치된 태양광시설이 집중호우에 따른 지반 약화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내린 것이다. 지역주민들은 태양광 난개발이 물의 흐름을 막고 산사태를 초래했다며 불안감에 떨고 있다. 산림청은 산사태가 우려되는 전국 802개 태양광시설을 대상으로 긴급 점검에 나섰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태양광설비는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급격하게 늘어났다. 최근 3년간 태양광 사업으로 훼손된 산지 면적만 4,407㏊로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고 있다. 이런데도 정부는 ‘그린뉴딜’을 앞세워 태양광 사업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세워진 태양광시설은 주민과 갈등을 빚고 산림훼손에 따른 안전 문제를 낳고 있다. 정부는 태풍까지 예고된 만큼 더 이상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역량을 총동원해 대비해야 한다. 주민들의 걱정을 키우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도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분야라면 ‘과할 정도로 강력한 예방조치가 필요하다’는 약속이 빈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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