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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태풍 ‘장미’ 남해안 상륙… 폭우에 돌풍 예고

주말 새 남부 집중호우로 피해 속출

누적 인명피해 사망 39명·실종 11명

이재민도 4,000세대 7,000여명으로

제5호 태풍 ‘장미’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9일 부산 해운대구 송정어촌계 어선들이 도로 위에 줄지어 옮겨져 있다. 기상청은 9∼11일 중부지방의 경우 많은 곳은 500㎜ 이상,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100∼200㎜의 비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부산=연합뉴스




수도권·충청·강원 등 중부지방에 머물던 장마전선이 주말 사이 남부지방으로 이동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10일 오후에는 제5호 태풍 ‘장미’가 남해안에 상륙하면서 전국에 최대 500㎜의 폭우를 뿌리는 등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자정부터 9일 오후10시30분까지 전남 담양군에는 612㎜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전북 순창군에는 561.5㎜, 경남 산청군에는 454㎜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부산 사하구도 320㎜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북상한 6월24일부터 이날까지 39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되는 누적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부상자도 전날보다 1명 늘어난 8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7일 오전11시30분께는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댐에서 인공 수초섬 고정 작업을 하던 경찰선과 고무보트·행정선이 잇따라 전복됐다.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8시30분께는 전남 곡성군 오산면의 한 주택이 산사태로 매몰돼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8일 오전11시48분께는 전북 남원시 이백면에서 70대 여성이 실종됐다가 배수로 밑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앞서 같은 날 오전10시50분께 경남 거창군 주상면에서 80대 남성이 산사태로 토사에 매몰돼 숨졌다.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면서 이재민도 급증하고 있다. 누적 이재민은 11개 시·도에서 4,023세대 6,94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929세대 3,425명은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하천 범람과 산사태 등의 우려로 임시대피소로 대피한 사람도 4,555세대 9,574명으로 집계됐다.



시설피해도 잇따르면서 1만4,091건으로 증가했다. 사유시설은 주택 4,148동, 비닐하우스 346동, 축사·창고 2,051동이 침수됐다. 공공시설에서는 도로·교량 4,348개소, 하천 561개소, 저수지·배수로 221개소, 산사태 718개소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농경지도 26,640㏊가 침수되거나 유실되는 등 계속되는 폭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시설물의 복구 작업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전국 시설피해의 응급복구율은 65.3%를 기록했다.

밤새 수도권에 이어진 집중호우로 서울 주요 간선도로도 다시 교통통제에 들어갔다가 해제되기를 반복하고 있다. 서울시는 전날 오후1시30분부터 중랑천 수위 상승으로 동부간선도로 수락지하차도와 성수JC 사이 진출입 램프를 통제했다. 앞서 오후1시부터는 올림픽대로 여의교 주변 본선인 동작대교∼염창IC 구간의 양방향 차량진입이 금지됐고 오후5시30분께는 강변북로 한강대교∼마포대교 구간의 차량운행이 통제됐다. 이후 한강 수위가 낮아지자 오후9시20분부터 올림픽대로 여의상류IC~여의하류IC 구간과 개화나들목 구간을 제외한 주요 간선도로의 통행을 재개했다.

서울시는 간선도로 교통통제로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이날부터 호우경보 해제 시까지 비상수송대책에 돌입했다. 지하철과 버스의 막차시간을 30분씩 연장하고 증편운행 횟수를 늘린다. 지하철은 출근시간 36회, 퇴근시간 16회, 막차 시간 95회 증편 운행한다. 지난달 29일부터 여름 휴가기간을 맞아 평일 5% 감축 운행에 들어간 버스는 이번 조치로 조기 정상 운행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예측할 수 없는 기후상황으로 장마가 길어지면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10일부터는 태풍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피해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피해 예방 및 복구를 위해 가용인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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