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았습니다. 경험을 쌓아서 미국 진출 꿈에 도전하겠습니다.”
지난 9일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제63회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에서 최초의 ‘월요예선 통과자 우승’ 진기록을 세운 김성현(22·골프존)은 몸을 낮췄다. 김성현은 경남 양산의 에이원CC(파70)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7타(최종합계 5언더파 275타)를 쳐 1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한 그는 1억8,000만원의 우승상금과 2025년까지 5년간의 정규 투어 시드권, KPGA 선수권대회 영구 출전권, 그리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인 CJ컵 참가 자격까지 확보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김성현은 이번 대회에 월요 예선을 통과해 나올 수 있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를 지낸 실력을 갖췄지만 지난해 일본 2부 투어에서 먼저 프로 무대에 데뷔해 KPGA 정규 투어 출전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2부 투어 1승, 올해 KPGA 2부 투어(스릭슨투어) 1승으로 경기력을 입증한 그는 이번 KPGA 선수권에서 예선 통과로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홀 30cm에 붙어 우승의 결정타가 된 17번홀(파3) 티샷 후에 리더보드를 봤다는 김성현은 최종 목표인 미국 진출을 위해 경험을 쌓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월요 예선을 운 좋게(합격자 8명 중 8위) 통해 올라왔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돼 기분이 좋다. 바람이 강하기도 했지만 방향이 계속 바뀌어 어려웠는데 클럽 선택이 잘 된 것 같다.
-KPGA 투어 5년간 시드와 CJ컵 출전권까지 확보했는데
△목표는 미국 진출이다. 국내와 일본에서 경험을 쌓겠다. 중압감 속에서 긴장하는 약점을 털고 중요한 순간에 제 플레이를 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승의 원동력이 있다면
△최근 샷 감이 좋기 때문에 평정심을 가지고 자신 있게 임하고자 했다. 선두와 4타 차이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해 16번홀까지는 우승에 대한 생각이 없었는데 17번홀(파3) 티샷 뒤 리더보드를 봤고 그 홀에서 버디를 하면서 최소한 연장전을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날 최종 순위를 생각했었는지
△그런 생각은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사실 올해 월요 예선을 통해 출전한 대회나 스릭슨투어 대회에서 잘해서 내년 정규 투어 시드를 받는 것이 목표였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장기 샷은 무엇인가
△드라이버 샷 거리는 뒤지지 않는다. 정확성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페어웨이를 잘 지키는 편이고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퍼트도 잘됐다.
-지난해 일본 투어 활동이 도움이 됐나
△에이원CC가 일본 코스와 비슷한 느낌이어서 좋은 생각으로 경기했다. 특히 지난해 일본 2부 투어와 올해 KPGA 스릭슨투어 우승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먼저 선두로 경기를 마치고 어떤 심정이었는지
△끝나고 나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었다. 긴장을 좀 풀고 연습그린에서 퍼팅 연습을 했다.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우승상금은 어떻게 쓸 것인가
△올해 스릭슨투어에서 3승을 하면 부모님이 차를 사주시기로 했다. 부모님과 상의해야 하겠지만 나중을 위해 상당 부분 저축할 예정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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