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온라인 개학이 예정된 미국에서 원격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복장과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장소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일리노이주의 주도인 스프링필드는 학생들이 교내에서 모자와 반다나, 선글라스, 파자마 바지, 슬리퍼 등을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 당국은 이 같은 교칙을 원격수업에도 그대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당국 관계자는 “원격 수업을 하는 동안 파자마나 다른 차림을 한 학생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침대를 벗어나 책상이나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것이 선호된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는 약 1만4,000명의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다. 당국은 오는 31일 개학할 예정인데, 주 2일만 대면 수업을 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복장에 대한 규칙은 집에서 수업을 듣는 3일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NYT는 이 같은 결정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명의 자녀가 학교에 재학 중인 크리스티 슈미트는 “지난 학기 동안 ‘줌(Zoom)’을 이용해 수업하는 것을 봤는데, 학생들이 무엇을 입고 있는지와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는지 사이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네명의 자녀를 둔 상태에서도 아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풀타임으로 근무하는 부모들을 더욱 번거롭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14세 아들 이안 역시 이번 결정에 대해 “바보처럼 들린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NYT는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많은 학교가 원격교육을 시도하고 있지만, 가정용 컴퓨터가 없거나 인터넷에 제대로 접속할 수 없는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침대나 침실 외에는 수업을 들을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은데도, 식탁 등에 앉아서 수업을 듣게 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안의 여동생인 키라는 “거실은 너무 시끄러워서 수업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침실에서 수업을 듣는 것을 허용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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