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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국제금융시장]미중 갈등 속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 주목해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6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업무를 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주식시장

지난주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의 고용지표에 힘입어 상승했다. 다만 미중 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 부양책 협상 난항 등 영향으로 상승폭을 줄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3.8%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4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7% 올랐다.

미 노동부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7월 실업률은 10.2%로, 전월(11.1%)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0.6%보다도 낮았다. 비농업부문 고용은 176만3,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148만2,000명 증가)를 웃돌았다. 예상보다 나은 지표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고용지표가 다시 악화했을 것이란 불안감은 경감됐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증시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중국의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위챗 모회사 텐센트와의 모든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 2건에 서명했다. 시한은 앞으로 45일로 미국 관할권 내 개인 또는 기업에 모두 적용된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신규 부양책 협상도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민주당은 부양책 규모를 2조 달러 수준으로 줄이는 안을 제안했지만, 백악관은 1조 달러를 크게 넘어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나스닥 지수는 7일 전장보다 0.87%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채권시장

미 국채 가격은 7월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호조세를 보인데다, 다음 주 대규모 국채 공급을 앞두고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 2.6bp 올랐다. 2년물 수익률과 30년물은 각각 0.6bp, 3.1bp 상승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7월 실업률이 전월 11.1%에서 10.2%로 내려가면서 고용시장 회복의 기대를 키워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는 밀려났다.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고용 지표가 악화할 경우 코로나19 재확산 속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난달 고용보고서가 예상을 깨고 안도감을 주면서 미 국채수익률은 장 초반 하락세에서 지표 발표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음 주 대규모 장기물 국채 입찰을 앞둔 점도 미 국채 값 하락에 일조했다. 시장이 늘어나는 국채 공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만, 공급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면서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져 미 재무부는 전 구간에 걸쳐 국채 규모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장기물 발행을 더 많이 늘릴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외환시장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 주 0.01% 하락했다. 다만 지난달 고용이 시장 예상을 웃돌며 하락폭을 줄였다.

달러는 최근 미국의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피난처로 위상이 약해지고 있다. 7월 한달 간 달러 인덱스는 4.08% 떨어지면서 약 10년 만에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주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도 고용시장 회복이 이어져 달러를 끌어올렸다. 7일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65% 상승하며 사흘 만에 가장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과 위챗 등 중국 모바일앱 기업과 거래 금지 행정 명령에 서명하며 미중 간 긴장이 한층 고조된 점도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 위험 선호 심리가 급속하게 얼어붙으며 달러 강세, 유로 약세, 파운드 하락 흐름이 더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캑스턴의 마이클 브라운 선임 분석가는 “고용보고서는 고용 회복의 강한 그림을 그렸지만, 회복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게 분명하고 바이러스 진전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용보고서에 어깨가 으쓱해 달러 매수가 나왔는데, 점차 시장은 교착 상태인 5차 부양 법안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며 “탄탄한 고용 수치는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부양책의 긴급성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텍사스주 러빙 카운티에 있는 원유 펌프 잭 /로이터연합뉴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7월 고용지표와 미중 갈등, 5차 경기부양책 협상 등에 따라 7일 1.7% 하락 마감했다. 다만 지난 한 주 2% 가량 올랐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며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7일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위챗 모회사 텐센트와의 모든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 2건에 서명한 데 이어 재무부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비롯한 홍콩과 중국 관리 11명을 무더기 제재했다. 람 행정장관을 포함한 관리들이 홍콩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홍콩 시민의 집회 및 표현의 자유를 훼손했다는 것이 이유다. 제재 대상자들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거래도 금지된다.

이에 중국은 “자업자득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맞섰다. 이밖에 미국이 캐나다산 알루미늄에 다시 관세를 부과키로 하자 캐나다도 곧바로 보복 관세 방침을 발표하는 등 무역 분야의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

최근 가파른 약세를 보인 달러가 이날 반등세를 나타낸 점도 유가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강세는 유가에 하락 요인이다. 주요 원유 소비국 중 하나인 인도를 포함해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는 점도 유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다만 지난주 유가는 우려보다 양호한 미국이 고용 지표로 지지력을 유지했다.

스마트폰 화면에 비친 위챗과 틱톡 앱 로고 /EPA연합뉴스


◇주간전망(10~14일)

이번주 뉴욕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상황과 경기 부양책 협상을 주시하는 가운데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위챗 모회사 텐센트와의 모든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양국 간 긴장감이 높아졌다. 미 행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의 반발이 거세고 미국 기술 기업에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실업보험 지원을 연장하고 연소득 10만 달러 미만의 개인을 대상으로 급여세를 유예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업보험 지원이 연장되면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조치가 예산에 관한 의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반발하고 있으며, 소송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전체 부양책에 대한 합의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주 발표되는 7월 소매판매 및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을 통해 투자자들은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경제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7월 소매판매가 2.2% 늘어 6월의 7.5% 급증에 비하면 증가 속도가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7월 CPI는 0.7%로, 전월(0.6%)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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