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가 아닌 용두용미였다.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결말까지 완벽한 성장 스토리를 그리며 시청자들의 ‘인생 드라마’로 등극했다.
9일 방송한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16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가구 평균 7.3%, 최고 7.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유료플랫폼 전국기준/닐슨코리아 제공)
마지막 회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고문영(서예지 분)과 문상태(오정세 분)가 만든 동화책 ‘진짜 진짜 얼굴을 찾아서’가 출판됐고, 문강태(김수현 분), 고문영, 문상태는 각자의 자리에서 진정한 행복을 얻게 됐다. 문강태와 고문영은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고, 문강태는 박스 속에 갇혀살던 과거에서 벗어나 ‘작가’라는 자신의 길을 찾아 독립했다.
드라마는 ‘조금은 이상해도 괜찮아’라는 따스한 위로와 공감을 보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대중성이 부족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시선과 치유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드라마가 치유하는 사람들에 이야기를 그렸다면,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 각각의 사연에 주목해 서로를 사랑으로 치유하고, 어른들의 성장기를 담았다. 어떻게 보면 유려하지 않은 서사임에도 각자의 아픔이 있는 인물들이 응어리진 상처를 이겨내고, 용기를 얻으며 행복을 찾는 과정이 많은 이들이게 위로를 전하고 공감을 얻었다. 특히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가 뒷심이 부족한 ‘용두사미’로 전락하는 반면,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용두용미’ 전개로 마지막까지 작품성을 유지했다는 평이다.
드라마는 김수현의 제대 후 복귀작으로 먼저 화제를 모았다. 김수현은 기대만큼의 연기를 펼쳤고, 서예지와 오정세의 재발견에 시청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서예지는 예쁘지만 사이코같은 동화작가 고문영으로 변신해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구축했다. 화려한 비주얼과 독특한 매력으로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여주인공상을 제시했다. 오정세는 발달장애 3급의 고기능 자폐가 있는 문상태를 연기하면서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시청자들은 오정세를 향해 ‘연기 좀 살살해달라’는 요청까지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김주헌, 박규영, 김창완, 장영남에 이르기까지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연기력으로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았다.
한편 ‘사이코지만 괜찮아’ 후속으로는 조승우 배두나 주연의 ‘비밀의 숲’ 시즌2를 방송한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