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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아르마니 매장 털렸다…美 시카고 도심서 심야폭동

수백명 도심 상가 유리 깨고 물건 가져가

100명 체포·경찰 13명 부상 당하기도

한국 총영사관 “한인 피해신고 아직 없어”

약탈을 당한 뒤 방어벽을 치는 시카고 루이비통 매장. /AP연합뉴스




미국 시카고 도심에서 심야에 대규모 폭동과 약탈이 일어났다. 현지에서는 경찰이 사람을 쏴 죽였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이 이번 소요의 원인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시키고 언론에 따르면 이날 자정 무렵부터 오전5시 사이 수백명이 ‘환상의 1마일(Magnificent Mile)’로 불리는 고급 상가 밀집지역 미시간애비뉴 등 도심 곳곳에서 상점 유리창을 깨고 상품을 약탈했다.

경찰은 폭도들이 애플·베스트바이 등 대형 매장과 루이뷔통·아르마니·오메가 시계 등 고급 상점, 백화점 등을 돌면서 유리창을 깨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쇼핑백 가득 물건을 담아 달아났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차량이 몰려와 많은 사람을 각 상점 앞에 내려놓았다고 전했다. 일부는 PNC은행 등 은행 유리창을 깨고 침입했다고 경찰은 부연했다. 이들은 진압에 나선 경찰을 향해 사제 최루탄을 쏘고 돌과 병을 던지며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 경찰 대변인은 “폭동 발생 약 5시간 만인 이날 오전4시30분께 미시간애비뉴 인근 레이크스트릿에서 일부가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이에 대응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총에 맞은 경찰은 없으며 차량 총격 용의자 가운데 부상자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대변인은 “하지만 총격에 앞서 수많은 경찰관이 폭동 대응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고 했다. 이어 경찰은 중간 발표를 통해 “2명이 총에 맞고 100여 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관 1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총에 맞은 2명 가운데 1명은 사설 보안요원이고, 다른 1명은 경찰에 총을 쏘다 대응 사격에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은 ‘순전한 범죄행위’”라면서 “어떤 항의시위와도 연관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전날 오후2시30분께 시카고 남부 우범지역 잉글우드에서 발생한 총기 소지자와 경찰의 총격에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총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총을 쏘며 달아나다 경찰의 대응 사격을 받고 쓰러져 인근 시카고대학 부속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용의자는 병원에서 회복중이지만 경찰이 사람을 쏴서 숨지게 했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이 폭동과 약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브라운 경찰청장은 “사건 현장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잘못된 정보로 인해 분위기가 점차 과열됐다”며 “이후 소셜미디어에 도심 번화가 약탈을 계획하는 게시물들이 잇따라 올라왔다”고 전했다.

경찰 당국은 도심에 400여 명의 경찰관을 배치했으나 사태를 막지 못했다. 경찰은 오전 4시 무렵부터 상황을 제압할 수 있었으나 흩어진 사람들은 날이 밝을 때까지 곳곳에 흩어져 반달리즘을 자행했고 이로 인해 전철과 버스 등 도심으로 향하는 교통이 전면 통제됐었다. 대중교통 운행은 오전8시 이후 재개되고 통행을 막기 위해 들어 올려졌던 시카고강의 다리도 내려졌지만, 도심 도로는 여전히 경찰 통제를 받는 상태다.

이와 별도로 환상의 1마일 인근에 자리한 시카고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현재 정상 업무를 하고 있다. 장병원 영사는 “한인 피해 신고 사례는 아직 없지만 언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시카고 지역 한인들과 관광객들에게 “특히 일몰 이후에는 가급적 도심 출입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수십명의 경찰관이 말을 타고 미시간애비뉴를 오가며 삼엄한 경비를 벌이고 있고, 피해가 큰 매장과 백화점 입구는 경찰차들이 막고 있다”면서 “총영사관 문은 열려있겠지만 긴급 사안이 아니면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방문을 미뤄달라”고 덧붙였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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