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리츠 ‘에퀴닉스(Equinix)’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최근 2·4분기 실적 발표에서 70분기 연속 매출이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 시장에까지 진출하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얼마 전 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칼라일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같은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글로벌 부동산자산운용업계의 빅2인 블랙스톤과 브룩필드가 인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제일 잘 나가는 에퀴닉스도 인도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네요.
연평균 12%씩 성장하는 인도에 깃발 꽂은 에퀴닉스
에퀴닉스는 인도의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GPX 글로벌 시스템즈’의 인도 사업을 1억 6,100만달러에 인수하고 인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GPX 글로벌 시스템즈의 인도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핵심 인프라가 몰려 있는 뭄바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인도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 전망은 밝습니다. 존 딘스데일 시너지 리서치 그룹의 수석 분석가는 인도 데이터센터 시장에 대해 “2019~2024년 동안 연평균 12%씩 성장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내년에는 세계에서 7번째로 큰 데이터센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에퀴닉스도 GPX 글로벌 시스템즈 인도 사업 인수를 통해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찰스 메이어스 에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인도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인터넷 사용자 기반을 가지고 있다”며 “인도 진출은 오랫동안 에퀴닉스의 전략적 목표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에퀴닉스는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도 투자에 앞서 에퀴닉스는 지난 6월 캐나다 최대 통신사인 BCE의 데이터센터를 인수하기로 결정했으며, 지난 4월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와 10억달러 규모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일본 데이터센터 시장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에퀴닉스는 지난해 서울 상암동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면서 한국에 진출하기도 했죠. 현재 에퀴닉스는 전 세계 26개국, 56개 도시에 210개의 데이터센터 시설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에퀴닉스 목표 주가 올리는 증권사들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에 발표된 에퀴닉스의 2·4분기 실적은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에퀴닉스의 2·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6% 성장한 14억 7,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14억 6,000만달러)를 상회했습니다. 매출은 70분기 연속 성장했습니다. 특히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담당 연구원은 “2·4분기에 에퀴닉스의 핵심인 상호연결 매출이 전년 대비 14% 증가하며 급성장해 역대 최대의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스트리밍, 기업 간 클라우드 연결 등으로 상호연결 8,000 회선을 추가해 26개국, 56개 대도시 고객에게 7만 8,000건 이상의 상호연결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상호연결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향후 성장 가능성을 밝게 내다봤습니다.
실제 에퀴닉스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외국계 증권사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들은 에퀴닉스의 목표 주가를 연일 상향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왕립은행(RBC)는 최근 에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주당 706달러에서 845달러로 20% 가까이 올렸습니다. 또 씨티그룹도 지난달 말 에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주당 754달러에서 883달러로 상향 조정했고요. 같은 날 바클레이스도 에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주당 821달러에서 876달러로 올렸죠. 또 도이치은행은 주당 760달러에서 850달러로 올렸습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