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운동의 대표 인물 중 한 명인 아그네스 차우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10일(현지시간) 밤 체포됐다. 홍콩 경찰이 홍콩보안법을 내세워 대표적인 반중매체 빈과일보의 창업자인 지미 라이 넥스트디지털 회장에 이어 또다시 홍콩 내 유력 민주 인사를 검거한 것이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전날 밤 10시쯤 차우의 자택에서 그를 홍콩보안법 상 선동 및 분열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또한 지난 6일 발부된 압수 수색 영장을 제시하며 컴퓨터 등 일부 물품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우는 조슈아 웡과 함께 홍콩의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1년 학생운동 단체 ‘학민사조’(學民思潮)를 결성해 이듬해 홍콩 정부가 친중국적 내용의 국민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려고 하자 12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반대 운동을 주도, 그 도입 계획을 철회시켰다. 또 지난 2014년 벌어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을 주도하면서 ‘학민여신’(學民女神)으로 불렸다. 2016년엔 네이선 로 등 다른 민주화 인사와 함께 데모시스토당을 창당하기도 했다. 그는 원래 영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으나 2017년 홍콩 입법회 출마를 위해 영국 국적을 스스로 포기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에도 라이 회장의 자택에서 그를 홍콩보안법 상 ‘외세 결탁’ 등의 혐의로 체포했으며, 경찰 200여 명이 빈과일보 사옥에 들이닥쳐 임원들을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지미 라이의 두 아들과 빈과일보 최고경영자(CEO) 청킴훙, 최고재무책임자(CFO) 차우탓쿤 등을 체포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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