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하면 ‘킹덤’을 떠올리는 것처럼 ‘웨이브’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시리즈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상파 방송 3사와 SK텔레콤의 동영상온라인서비스(OTT) 연합 플랫폼 ‘웨이브’의 콘텐츠 사업팀을 이끄는 황인화 팀장은 요즘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OTT 경쟁력의 원천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콘텐츠 투자를 검토하는 그는 투자할 작품 후보군을 들여다보는 일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는데, 최근 MBC ‘꼰대인턴’에 이어 ‘SF8’까지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가 연이어 호평을 받으면서 “처음 시작할 때보다 검토하는 작품이 3~4배 정도 늘었다”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영화감독이 함께한 SF8 덕분에 영화감독들의 관심도 많이 늘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웨이브 사무실에서 만난 황인화 팀장은 “신규 가입자 유치는 물론 기존 가입자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매력적인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플랫폼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경쟁력이 따라가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킹덤’을 통해 사업을 확장한 것처럼,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콘텐츠는 OTT의 인지도를 높이고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투자 결정을 위해 작품을 가장 먼저 접하는 그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OTT 뿐만 아니라 IPTV들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어, 콘텐츠를 선별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황 팀장과 같은 역할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그만큼 부담도 큰 것이 사실이다. PD 출신인 그는 “제작만 할 때는 내가 만든 콘텐츠가 잘 되면 된다고만 생각했는데, 투자 결정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회수율을 생각해야 하는 압박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 SF8의 경우 한국에서 생소한 SF(공상과학) 장르인데다 영화감독과 함께하는 시네마틱 드라마였기 때문에 투자 결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OTT가 영화감독과 협업한 적이 없었던 만큼 의미 있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고, 이태현 웨이브 대표의 결단이 더해지면서 작품이 추진됐다. 황 팀장은 “SF8를 할리우드 대작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한국형 SF의 가능성을 본 작품”이라며 “근미래적인 내용을 다뤘기 때문에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포인트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SF8은 웨이브에서 지난 7월 선공개됐으며, 오는 14일부터 MBC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도 많은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SBS ‘엘리스’를 비롯해 KBS와 SK브로드밴드, 웨이브가 함께 선보이는 KBS ‘좀비탐정’ 등 웨이브가 투자한 작품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성장의 원동력이 될 거 같습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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