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낙관론에 금값 7년來 최대폭 하락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에 국채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금값이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4.6%(93.40달러) 폭락한 1,94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액 기준으로는 지난 2013년 4월15일 이후 7년 만이며 비율로는 3월13일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4일 처음으로 돌파한 온스당 2,000달러도 무너졌다.

그동안 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과 달러약세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벌여왔다. 하지만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6% 오른데다 10년물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 반등이 나타나면서 크게 떨어졌다.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승인 소식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전략가는 “예상보다 개선된 경제지표와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소식이 금값 하락을 부추겼다”면서도 “금 전망은 여전히 강세를 가리킨다”고 말했다.

뉴욕거래소에서 전해진 금값 폭락 소식에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도 금값은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KRX 금 시장에서 1㎏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6.01% 떨어진 7만2,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9.93% 폭락하기도 했다. 2014년 3월 KRX 금 시장이 문을 연 이후 일간 최대 하락폭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신 관련 긍정적인 소식과 함께 생산자물가지수 상승폭이 예상보다 커짐에 따라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며 금과 은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이승배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