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 유용 의혹 등으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선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회계 개혁 방안을 제시하면서 “정의연의 회계 관리 수준은 양호하다”고 밝혔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12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제1452차 수요집회 기자회견에서 “근거없는 억측과 폄훼로부터 운동의 참뜻과 진실을 옹호해주시고 정의연을 굳게 붙잡아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검찰의 강압적 조사태도, 먼지떨이식 수사 등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진행과정에도 소환과 질의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론의 비판은 무척 아프고 힘겨웠지만 과거를 돌아보고 성찰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며 “초기 정신과 처음 그 마음으로 돌아가 미숙했던, 부족했던 부분을 돌아보고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정의연 구조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회계관리 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정의연은 7월 한 달 동안 공익회계사네트워크 ‘맑은’에 용역을 의뢰해 최종 검토보고서를 받았다. ‘맑은’은 2013년 설립된 공익회계사 단체로,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등의 공익감사, 공공컨설팅 등을 맡아 왔다. 한겨레신문사에서 상임감사를 역임하던 이상근 회계사가 지난 2017년 ‘맑은’의 대표로 선출됐다.
이 이사장은 “‘맑은’은 2019년 회계업무, 세무업무, 공시업무와 2020년 현재 재단(정의연)의 회계 관리 수준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으로 평가했다”며 “다만 한정된 인적 자원으로 내·외부의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기 한계가 있으므로 일부에 집중된 업무량을 축소하고 회계와 세무 등 관련 업무간 균형을 조정해 효율성을 증대할 것을 제안받았다”고 말했다.
또 정의연은 회계 관련 주요 내부 통제절차를 정비하고 회계 공개 자료의 정확성과 충분성 향상을 모색하라고 권고받았다.
아울러 정의연은 지난주 수요집회에서 소개한 조직 쇄신을 위한 ‘성찰과 비전 위원회’의 위원 명단과 활동 방안도 알렸다. 위원회 소속 최광기 토크컨설팅 대표는 “일본정부의 범죄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등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는 7가지 과제 해결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며 “행동하는 시민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후원회 구조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미래세대 교육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이용수 할머니의 걱정과 고언을 깊게 되새기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지난달 30일 이날 수요집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불참했다.
한편 정의연은 오는 14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 일대에서 최대 300명이 참석할 수 있는 ‘위안부 기림일 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위안부 기림일’은 세계 위안부 피해자 모임인 아시아연대회의가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 최초 증언을 기념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윤미향 의원도 지난 10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동료 여성 의원들과 함께 ‘뚜벅뚜벅’이란 이름의 전시회를 연 바 있다. 윤 의원은 전시회 개막행사에 참석해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정책과 제도로 이어지도록 국회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평화의 그 날까지 주저앉지 않고 뚜벅뚜벅 가겠다”고 말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