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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의 시작은 공감… '살색' 벽부터 허물어야죠"

['청소년·외국인 노동인권 전문가' 문승호 새싹공작소 대표]

韓, 색상에 피부색 쓴 유일 국가

국가·인종간 경계 반드시 없애고

장애는 '누구나 겪는 불편함' 인식

약자 공감하는 인권감수성 키워야

문승호 새싹공작소 대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인권 감수성이 예민해져야 합니다. 색깔 이름에 피부색을 쓰는 나라는 국가와 인종의 경계를 넘어선 지구촌의 건강한 일원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기 어렵죠.”

서울시가 지원하는 비영리 스타트업 ‘새싹공작소’의 문승호(사진)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경제와 만나 ‘인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대학에서 경영학과 중국어를 전공하고 중국유학원을 운영하던 문 대표는 2018년 우연한 기회에 노동인권 관련 강연회에 참가한 후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해 청소년 노동교육 스타트업 ‘새싹공작소’를 만들었다.

그는 인권에 대해 설명하면서 과거 사용됐던 크레파스 색깔 중 ‘살색’의 예를 들었다. 문 대표는 “공식적인 색상 명칭에 살색을 붙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했다”며 “인간의 보편적인 존엄성을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했다는 증거이며 살색의 경계를 허물지 못하면 글로벌 대한민국으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살색은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 문제가 내재돼 있다는 점을 인정한 후 ‘연주황’으로 바뀌었고 2005년에는 중학생과 초등학생이 한자라서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다시 ‘살구색’으로 바뀌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이 사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선정한 ‘세상을 바꾼 결정례 30선’에도 올랐다.



그가 인권 교육, 그중에서도 청소년 노동인권 전문가의 길로 들어선 이유는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들이 노동 현장에서 겪는 현실을 알려주고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게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그 관심 대상을 외국인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53만명에 달한다.

문 대표는 우리 사회의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인권 감수성이 예민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휠체어를 타는 중증 지체장애인이 버스를 오를 때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고 학교를 다니지 않는 10대 미성년자가 많은데 그들을 부를 때 학생이라고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인권 문제는 우리 주변에 퍼져 있지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저 사람처럼 될 수 있다는 감정이입, 즉 ‘공감’이 인권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는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불편함 정도로 인식해야 한다”며 “감정이입을 하게 되면 그들에 대한 배려가 자연스러워지고 이 자연스러움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청소년이 일을 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학업을 중단하고 노동 현장으로 가는 청소년들이 겪게 되는 어려움은 상상 이상”이라면서 “그들이 건강한 대한민국의 시민으로 성장해나가려면 일하는 청소년들이 인권을 보장받아야 하며 그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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