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4일 총파업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에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로 풀자고 요청했다. 의협은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 계획을 거두지 않았다며 파업을 강행하기로 해 환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에서 “의협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협의체에서 논의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제안하며, 금주 중 첫 회의를 열고 대화를 시작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안에 반발해 지난 7일 인턴과 레지던트 등으로 구성된 전공의가 파업에 나섰고, 오는 14일에는 동네 의원 중심의 의협이 집단휴진하며 전공의와 의대생들까지 동참할 예정이다.
김 차관은 협의체 제안과 관련해 “지역의료 격차 해소 분과를 협의체 안에 구성해서 지역 의사의 적정 배치 방안, 지역 가산 수가 도입 방안, 지역우수병원 추진 방안, 지역 내의 전공의 수련 내실화 등의 현안을 논의하길 희망한다”며 “협의체에서 논의된 사항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의대 정원 확대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주요 과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서울 종로구는 인구 1.000명당 의사가 16명인 데 반해 강원도는 18개의 시·군·구 가운데 절반인 9개 지역에 의사가 1명도 채 되지 않는다”며 “지역의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력 확충을 더는 늦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의사단체가 제시한 적정 배치와 지역 가산 수가, 전공의 수련 개선에 동의하면서도 의사 양성까지 6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의대 정원은 우선 늘린 뒤 세부방안을 함께 마련하자고 요청했다.
정부의 대화 요청에도 의사단체는 파업을 강행할 방침이다. 의협은 “보건복지부가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14일 전국의사 총파업을 예정대로 단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분만과 응급, 투석, 입원·중환자 담당 등 필수인력은 파업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정부는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의원들의 휴진계획을 신고받도록 하고 일정 비율 이상 휴진 예상 시 진료개시 명령을 내리는 등 진료공백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다. 또 이번 파업에 전공의와 전임강사까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병원협회와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가동에 문제가 없도록 미리 대비하도록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와 관련 “(의협은)지금이라도 집단휴진을 철회하고 정부와 진정성있는 대화에 나서달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집단행동은 결코 신뢰와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전공의 파업은 대체인력 가동으로, 오는 14일 파업은 필수인력 파업 참여 제외로 ‘의료 대란’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경증 환자들의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의사단체가 파업을 2차, 3차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의-정 갈등 장기화 국면에서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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