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연구개발 과정을 개방하고 협업을 이루기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선다. 이는 최근 오픈소스SW 중심의 ICT 발전 트렌드에 대응하고 연구개발 혁신을 선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오픈소스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고 본격 연구개발에 활용한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원은 내부적으로 기획중인 과제에 새로운 환경과 제도를 시범 적용한 뒤, 내년부터 전 연구과제로 대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오픈소스는 누구나 코드를 자유롭게 수정해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를 말한다. 단순히 결과물을 공개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SW 개발 방식으로 발전하며 연구개발 문화를 바꿔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제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들이 오픈소스 방식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어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ETRI는 올해 시작되는 ‘매쉬업 융합기획과제’사업 및 ‘슈퍼컴퓨팅’ 사업 등을 대상으로 오픈소스 R&D 플랫폼을 우선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원은 이를 계기로 내부·외부 협업 기반의 오픈소스 문화를 정착시키고 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다.
오픈소스 R&D 플랫폼에서는 협업 기반의 소스코드 개발을 위한 깃(Git) 기반 저장소와 오픈소스 컴플라이언스를 자동화하는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오픈소스 커뮤니티 기능과 비즈니스 모델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ETRI는 그동안 오픈소스 기반 연구개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지난 2017년 정부출연연구원 최초로 오픈소스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여 관련 제도·정책을 기반으로 연구개발 시 오픈소스 라이선스 위반 및 특허 침해 등 위험관리 중심의 대응을 해오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 정부출연연 최초로 오픈소스 기반 연구 활동을 내부 규정으로 제도화했고 올해부터는 오픈소스 전문위원제도를 도입하여 오픈소스 연구개발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2021년까지 글로벌 탑 수준의 오픈소스 커미터(Committer) 소스 코드를 직접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 전문인. 프로젝트 공헌도가 높은 사람들이 개발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권한을 활용해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역할을 수행함.
를 양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세웠다.
연구진은 정부출연연구원의 역할과 목적이 기업과는 다른 공공의 이익을 위한 만큼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연구개발과정 전주기에 필요한 오픈소스 활동, 유관기관과의 협업, 제도 개선, 인력 양성을 위한 후속 작업들도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TRI 이승윤 오픈소스센터장은 “최근 ICT 트렌드는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빠른 혁신과 플랫폼 선점이 매우 중요하며 이에 따라 앞으로의 연구개발 또한 오픈소스 기반의 혁신을 견인할 수 있는 문화로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ETRI 김명준 원장은 “AI 시대에 오픈소스는 미래 ICT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혁신 패러다임”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ICT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오픈소스는 개방과 협력을 통해 R&BD 역량 강화, 결과물 이용·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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