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을 방조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김주명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이 “비서실장으로 책임질 일이 있다면 무겁게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다만 근거 없는 추측을 근거로 제기한 무고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13일 김 원장은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는 길에 취재진 앞에서 이 같은 입장을 냈다.
그는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침묵하거나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오늘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했고 경험한 사실을 바탕으로 모든 내용을 소명하고 갖고 있는 자료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소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나 악의적인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제기되는 방조 의혹과 관련한 근거 없는 추측성 소문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막연한 추측과 떠도는 소문에만 근거하여 저를 포함한 비서실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성추행을 방임, 방조, 묵인한 것처럼 매도하였다“며 “이러한 가세연의 무고 행위는 저를 포함한 비서진 전체의 명예와도 관련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정치적 음해를 목적으로 고발한 가세연에 대하여는 민형사상의 엄정한 법률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6일 가세연은 김 원장을 포함해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실장 4명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서울청에 고발했다.
김 원장은 이날 피고발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앞서 20여명의 서울시 전·현직 관계자에 대해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벌여왔지만 피고발인 자격으로 소환한 것은 김 원장이 처음이다. 김 원장을 시작으로 피고발인 조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은 지난 2017년 3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서울시장 비서실장을 지냈다. 해당 기간은 피해자인 전직 비서가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2015년 7월에서 지난 7월의 기간과 겹친다. 피해자 측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4년 동안 서울시 전·현직 관계자 20여명에게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리고 전보 요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회유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