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공정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 공정한 결과배분이 우리사회가 가야 될 가치지향”이라며 조달시장에도 공정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이날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공정조달이 답이다!’라는 주제로 공정조달제도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도가 추진 중인 공정 조달시스템 개발운영 계획에 대한 각계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 지사는 “경기도 조사에 의하면 시중에 같은 품질과 성능규격의 물품보다 훨씬 더 비싸게 조달가격이 형성돼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량구매를 하게 되고 또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물품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치열한 시장경쟁이 이뤄지는 일반물가보다 훨씬 더 비싸게 받는다는 사실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를 계기로 조달독점, 지방정부의 자유권 침해와 같은 잘못된 사례가 바로 잡히고 조달시장의 공정성이 확보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 지사를 비롯해 국회의원, 지방정부, 학회, 시민단체, 연구원, 도-시군-공공기관 계약담당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토론회는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공정경제분과장인 김남주 법무법인 도담의 대표변호사가 좌장을 맡았으며, 박경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이 ‘공정한 경기, 경기도가 만드는 공정조달 정책’ 주제발표를 했다.
박 연구위원은 “경기도가 만들어 나갈 공정조달시스템은 공공성과 효율성을 분리해 양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효율성을 위해 사무용품, 전산장비 등 일반적인 소모품은 민간시장을 연계한 시장단가를 반영하도록 하고 방역물품과 같은 경우에는 공공성을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방역, 자연 및 사회 재난, 감염병 등의 긴급 재난재해상황에서 입찰을 패스트트랙으로 운영하는 국민안전 조달패스트트랙을 운영한다는 구상도 설명했다.
경기도의 공정조달시스템에 대해 전문가 패널들은 그 필요성에 공감하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안병용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은 “지방분권의 핵심은 바로 재정 운영의 자율성이고 조달청에서 지자체 조달업무를 대행하는 것은 편리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기본적인 재정 운영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지방정부 중심의 조달체계는 지방분권화 시대에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요구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호 경기교육청 재무담당관은 “수요기관의 입장에서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면서도 “다만 교육기관에서 경기도 공정조달시스템 이용률을 높이려면 입찰수수료와 계약 소요기간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하며 수요자 중심의 편의성 증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신영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단장은 “지방조달 분권화는 단순히 조달수수료 절감이 아니라, 지자체 조달시장의 공정성·투명성·효율성 등을 위해 추진돼야 한다”며 “비용최소화를 위해 조달청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도록 협조가 필요하며 중앙정부 및 국회에 대해 법·제도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원희 한국행정학회장은 “지방조달의 지방분권화는 찬성하지만 시스템과 데이터에 대한 통합적이고 일관된 관리 주체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부소장은 “현행 나라장터를 통한 조달시스템은 재정의 건전하고 효율적인 운용이라는 지방재정 운용의 기본 원칙을 저해하고 있다”며 “경기도가 좋은 선례를 남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는 2022년 자체조달시스템 시스템 개발을 위한 타당성 용역과 시스템 설계 용역비 3억5,000만원을 이번 추경에 편성 요구했으며, 내년부터 시스템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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