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한미연합훈련이 ‘8월 전쟁설’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선신보는 13일 ‘조선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미남(한미) 합동군사연습’이라는 기사에서 “내외의 반대, 배격에도 불구하고 강행되는 8월의 미남 합동군사연습은 조선반도(한반도)에서 다시 ‘8월 위기설’ ‘8월 전쟁설’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 해인 2017년에도 미국의 무분별한 불장난으로 인해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격화돼 온갖 위기설이 나돌았던 바 있다”며 “과거의 역사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고 과오를 저질러도 뉘우칠 줄 모르는 남조선 당국이 사태를 부단히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은 이미 저들의 무능력과 무책임성으로 인해 북남관계의 경색국면을 초래하고 있다”며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 예비회의에서 보류되고 추진 중에 있던 일련의 대남행동들도 중지시키는 조치가 취해졌으나 남조선 당국의 처신에 따라 조선의 행동이 정해지는 구도는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예민한 때에 강행되는 미남 합동군사연습은 기필코 조선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잠자는 범을 건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신보는 또 “북남합의보다 한미동맹이 우선이고 동맹의 힘이 평화를 가져온다는 맹신에 빠진 남조선 당국의 위험천만한 군사대결 소동으로 경색된 북남관계는 이제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파국 상태로 치닫게 됐다”며 “그 결과는 동족을 모해하고 대결의 대상으로 삼았던 배신자들이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오는 16~18일 하반기 연합훈련 본훈련을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연합지휘소 훈련(CPX)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군 병력 규모가 대폭 줄었다.
다만 북한은 이번 한미연합훈련 실시와 관련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에 대해 “최근 대남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북한이 조선신보를 통한 우회 비난을 하는 데만 그칠지 아니면 이를 공식적으로 대남 비난을 재개하는 기회로 삼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최근 코로나19 방역, 수해 등으로 내치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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