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29)씨가 과거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에 참석한 것이 맞다는 현직 변호사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원영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김 변호사는 조씨가 인권법센터 인턴 근무 기간 중 세미나에 참여했다는 2009년 당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생이었다.
김 변호사는 “거의 유일하게 교복을 입은 학생이 와서 옆에 있던 친구와 신기해하며 봤다”면서 “그 학생이 ‘아빠가 (세미나에) 가보라고 했다’고 얘기해서 아버지가 누구냐는 등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학생의) 아버지가 조국 교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세미나에서 촬영된 동영상 속 학생이 조씨라고 확신하지는 못했다. 정 교수의 변호인이 “당시 학생이 이 사람이 맞나”고 물었고, 이에 김 변호사는 “10년 전에 봤던 학생을 (맞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동영상 속 여성이 조씨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법원에 제출했다.
조씨의 세미나 참석 여부에 대한 의견은 앞선 증인 신문에서부터 엇갈려왔다.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의 아들 장모씨는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동영상 속 여성도 조씨가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달리 인권법센터 전 사무국장은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김 변호사는 조씨가 당시 함께 세미나에 참석했다고 주장한 동아리 학생들을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검찰은 김 변호사에게 “교복을 입고 왔던 참가자는 (김 변호사가 본) 여학생뿐이었냐”고 물었고, 김 변호사는 이에 “네”라고 대답했다.
이어 검찰은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인권 동아리 학생 5~10명 정도가 세미나에 참석했다고 했는데 교복을 입고 온 여학생은 혼자 왔다는 거냐”고 다시 물었고, 여기에도 김 변호사는 “네. 제 기억에는 혼자 왔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조씨가 진행요원 업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는 취지로도 증언했다. 검찰이 “고등학생이 진행보조 역할을 한 적이 있었나”라고 묻자 김 변호사는 “제가 기억하기로는 없다”고 답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세미나 관련 허위 인턴 경력을 조씨의 생활기록부에 기재하게 했다는 정 교수의 공소사실을 일부 변경하는 것을 허가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한인섭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인턴 활동 증명서를 위조했다’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 측은 “확인서 발급 과정에 한인섭 센터장의 동의가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바뀐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조 전 장관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저를 무단으로 문서를 위조한 사람으로 만든 이 변경된 공소사실을 단호히 부인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 전 장관이 근무하던 인권법센터에서 허위로 딸의 인턴 경력을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후 서울대 법대는 고교생 대상 인턴십을 공개적으로 운영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정치권 일부 세력을 통해 전해지며 이 같은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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