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친서 외교 내용이 내달 공개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2일(현지시간)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트럼프 대통령을 주제로 집필한 ‘격노’(Rage)가 다음 달 15일 출간된다고 밝혔다.
1973년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보도 기자로 알려진 우드워드의 이번 저서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사적으로 주고받은 편지 25통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드워드는 지난 2018년 이미 저서 ‘공포’(Fear)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난맥상을 비판한 바 있다.
북미가 정상 간 교감을 통해 비핵화 협상을 추동해온 만큼 친서 내용이 공개될 경우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 폭도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회고록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을 재선을 위한 홍보 도구에 불과했다고 폭로하면서 북미 관계 진전에 악영향을 미친 바 있다.
수령을 신격화하는 북한도 친서 내용이 외부에 공개될 경우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에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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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마존에 올라온 책 소개에도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서로의 관계를 ‘판타지 영화’로 묘사하는 등 북미 정상 간 내밀한 내용이 담겨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친 북미정상회담 정국에서 위기 때마다 김 위원장의 친서를 언론에 공개하며 ‘따뜻한’ ‘아름다운’ ‘좋은’ 등의 미사여구를 붙여 소개했다.
재난재해 협력을 통해 남북관계 복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부도 해당 저서의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볼턴 회고록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외교가에서 파문이 커졌었다. 볼턴 회고록이 공개된 뒤 당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6월 22일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우드워드의 저서에는 북미 정상 간 친서 외교 내용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년간 재직하며 구축해온 본능, 습관, 스타일이 2020년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에 어떻게 뿌리내렸는지도 담겼다.
해당 저서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약 7주 앞두고 공개되는 것으로 우드워드는 이해당사자들을 수백 시간에 걸쳐 인터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인 우드워드는 1974년 닉슨 대통령을 하야시킨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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