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월트디즈니 등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중국의 채팅 애플리케이션인 위챗과의 거래금지를 명령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해질 것”이라며 강한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12개 이상의 미 주요 기업들은 이날 백악관 고위 관료와의 화상회의에서 다음 달 20일 발효되는 위챗 거래금지에 대한 행정명령이 중국 사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회의에는 애플과 포드, 월트디즈니 외에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금융회사들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 참여한 기업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의 내용을 명확히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위챗과의 모든 거래를 금지한다고만 명시됐을 뿐 거래의 범위가 특정되지 않았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전날 위챗 관련 행정명령에 따라 중국 내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플이 아닌 다른 제조업체의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신저 기능 외에 전자 결제 서비스도 제공하는 위챗이 이미 중국인의 필수 앱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애플에서 위챗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중국 시장 내 ‘탈(脫)애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행정명령이 발효되면 아이폰뿐만 아니라 에어팟·아이패드 등 다른 하드웨어 수요도 15~2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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