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묘지에 안치된 친일 인사를 ‘파묘’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법안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 더불어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이건 패륜이다”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전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이 백선엽 장군 파묘 입법절차에 돌입했다는 기사를 올린 뒤 “참 눈물 난다. 이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라며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은 “이건 패륜”이라고 쏘아붙이면서 “아무리 반체제 성향의 주사파 집단이라지만 설마설마했는데 이렇게까지 자유대한민국의 수호자를 욕 먹이고 선량한 우리 국민들 마음에 대못을 박아야겠느냐”라고 맹폭했다.
이 전 의원은 이어 “혹시 그대들의 조국은 ‘자유’대한민국이 아니었던 것인가”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민주당은 13일 국회에서 ‘상훈·국립묘지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 민주당 역사와정의특별위원회 이사장인 강창일 전 의원은 “100% 지지를 받는 법안은 없다”고 전제하면서 “극심한 사회 갈등을 유발하겠지만 헌법 수호를 위해 필연적이다. 40%쯤 반대할지도 모르지만 정의를 위해 반드시 (법 개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전 의원은 이어 고 백선엽 전 장군의 국립묘지 안장에 대해서는 “헌법 가치 모독이고 민족 정체성에 혼란을 일으키는 사태”라고 지적한 뒤 “국립묘지에 원수가 있는데 유공자, 애국선열이 저승에서 잠들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수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현충원은 ‘국가’를 위해 숭고한 희생하신 분들을 ‘국가’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약속과 추모의 공간”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지금도 독립운동가들이 잠든 곳 옆에 친일파 묘가 청산되지 못한 역사로 버젓이 남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일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으로 일제에 대항해 싸운 민족주의자와 일제에 부역한 반민족주의자가 모두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인물로 추앙받는 무원칙과 혼돈을 더는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이어 “상훈법과 국립묘지법의 개정은 정의를 바로 세우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유공자분들께 합당한 예우를 갖추는 일”이라고 강조한 뒤 “현충원 바로 세우기는 21대 국회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로 임기 내 상훈법과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5월24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원 역사 바로세우기’ 행사에 참석해 “지금까지 묻힌 자들도 문제지만, 백선엽(당시 생존)의 경우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면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친일파 묘를 파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작년까지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친일파 파묘’ 법률안이 통과가 안 됐다”면서 “현충원에 와서 보니 친일파 묘역을 파묘하는 법률안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도 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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