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김원웅 광복회장의 15일 광복절 기념사를 거론하며 “(민주당은) 애국가를 공식 폐기할 의사가 있는지, 박정희 전 대통령도 파묘할 것인지 두 가지 물음에 공식 답하기 바란다”고 반응했다.
김 회장은 전날 축사를 통해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는 민족반역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족 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다”며 사실상 애국가를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또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친일파 국립묘지 파묘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회장의 발언에 대해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깜냥도 안 되는 광복회장의 망나니짓이다”, “반일 친북, 반미 친문의 김원웅 회장은 파직돼야 한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통합당 의원들의 발언에 대해 공세를 했다. 유기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독립유공자의 후손인 김 회장이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친일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 잘못인가”라며 “통합당은 친일파들의 대변자냐. 당연한 말에 대한 통합당 반응이 오히려 놀랍다”고 비판했다. 또 박주민 의원은 김원웅 광복회장을 만나 “김 회장님의 광복절 축사 말씀을 깊이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 전 교수는 “김원웅씨는 전두환이 만든 민정당 출신”이라며 “광주학살 원흉들에게 부역한 전력이 있는 분이 어떻게 ‘광복회장’을 할 수가 있느냐, 이러니 대한민국 역사가 왜곡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역사를 바로 세우려면 친일파는 물론이고 군부독재, 학살정권의 부역자들도 철저히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이 14,16,17대에 걸쳐 공화당·민정당·한나라당의 국회의원을 지냈던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진 전 교수는 또 “역사와 보훈의 문제를 소모적인 이념논쟁으로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 논의를 역사학계에 맡겨야 한다”면서도 “김원웅씨가 좋은 문제제기를 했고, 민주당은 두 가지를 답해야 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우리 민족이 한국전쟁 때, 70년대 민주화 운동 때, 광주 5.18 항쟁 때도 불렀던 애국가를 공식적으로 폐기할 의사가 있는지, 박정희도 만주군관학교 들어가려고 혈서까지 쓴 악질 친일파인데, 앞으로 국립묘지에서 박정희도 파묘할 것인지, 이 두 가지 물음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답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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