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특별공급 접수 건수가 갈수록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30대 등 젊은 층의 내 집 마련 수요가 ‘신혼부부 특별공급’ 접수 건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특별공급 청약을 접수한 서울 은평구 수색동 ‘DMC센트럴자이’ 신혼부부 특별공급 90가구 공급에는 1만160명이 청약을 접수했다. 서울권에서 진행된 신혼특공에서 가장 많은 청약 인원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112.9대1에 달했다.
이처럼 신혼특공 접수 인원 수는 갈수록 늘어나는 형국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청약을 접수한 노원구 상계동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 신혼부부 특별공급에는 7,856명이 통장을 던졌다. 지난 5월 분양한 동작구 흑석동 ‘흑석리버파크자이’에는 6,933명이, 양천구 신정동 ‘호반써밋목동’에는 5,537명이 몰렸다. 지난해 최고 기록을 세운 영등포구 신길동 ‘더샵파크프레스티지’에는 4,635명이 신혼특공에 접수했다. DMC센트럴자이와 비교하면 접수자가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신혼특공 청약 접수자들이 급등한 것은 최근 나타난 30대 등 젊은 층의 ‘패닉 바잉’과 무관하지 않다. 6·17 대책 등 정부의 규제에 따라 앞으로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지리라고 예측한 30대들이 매수 시장뿐만 아니라 청약 시장으로도 눈을 돌린 것이다. 기존에도 청약시장은 새 아파트를 시세보다 크게 저렴한 값에 얻을 수 있는 기회로 관심이 높았다. 여기에 서울 외곽 등 중저가 아파트값의 급등에 피로감을 느낀 매수 수요자층이 청약 대기 수요로 전환된 모습 또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과거 공공분양에만 적용하던 ‘생애 최초 특별공급’을 민간분양으로 확대하는 등 ‘30대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는 충분치 못할 전망이다. 우선 청약 대기 수요는 늘어난 반면 공급은 급감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서울 및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장은 사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이번 달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밀어내기 물량’ 공급이 끝나면 당분간 서울권 청약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7·10 대책을 통해 오는 9월부터 신혼특공 접수를 위한 소득요건을 기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20%(맞벌이 가구의 경우 130%) 이하에서 130%(맞벌이 140%)로 10%포인트씩 올렸다. 이에 따라 신혼특공 분양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특공 물량의 75%가 배정되는 ‘우선공급’의 경우 요건이 기준소득(100%)으로 변함이 없어 신혼부부들의 불만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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