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했고 애국가를 만든 안익태 작곡가가 민족반역자였다고 주장한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들이 17일 염려를 드러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친일잔재 청산이 충분치 못했다는 문제의식은 광복회장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이고 더구나 그분은 독립유공자들 단체인 광복회장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의식을 말할 수는 있는 것이다. 단 구체적으로 누구 누구 누구라고 말할 자리는 논란의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김 회장은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다”며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광복회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의 친일·친나치 관련 자료를 독일 정부로부터 받았다. 그 중에는 안익태가 베를린에서 나치와 함께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 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개개의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해방 이후에 친일 잔재 청산을 충분히 완료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은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의원 역시 “광복회장이 광복절이란 계기를 맞아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표현은 국민 통합이라는 관점을 고려하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혁신방안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친일파 파묘’ 문제에 대해선 “워낙 많은 논란이 있지만 코로나 경제회복 등에 집중한 뒤에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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