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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 사망자 벌써 17만명…저소득층은 식량난까지

전문가 예상보다 6주나 빠른 속도

사실상 올해에 30만명 도달 전망

경제난·공급차질로 식량값 올라

굶주린 有자녀가구 20%로 폭증

부양책 협상마저 공전 '설상가상'





이달 들어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 가운데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7만명을 넘어섰다. 여름에는 바이러스 활동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할 정도로 예상보다 6주나 빠른 속도다. 여기에 저소득층을 돕는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도 길어지며 미국에 심각한 식량난이 도래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미국을 비롯해 브라질·인도 등 확진자 수 1~3위 국가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반면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은 한 달 만에 지역사회 감염 ‘제로’를 선언하며 안정을 찾는 모양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17만4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누적 사망자 수(76만8,242명)의 22%를 차지하는 수치다. 문제는 빠른 속도다. 앞서 미 워싱턴대 의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약 17만명에 이르는 시점을 오는 10월1일로 예측했는데 이보다 6주나 빠르게 도달한 것이다. 이 같은 가파른 속도에 지난 6일 IHME는 10월1일 기준 예상 사망자 수를 21만5,000여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12월1일에는 사망자 수가 29만5,000명을 넘어선다고 밝혀 사실상 올해 내에 3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예상이 현실화하면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구 절반이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셈이다.

길어지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굶주리는 미국인도 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인구조사국을 인용해 지난달 21일 기준 유자녀 가구 중 식량난을 호소한 가구가 전체의 19.7%로 지난달 대비 3.2%포인트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미 농무부 역시 푸드스탬프(저소득층 식비지원 프로그램) 수급자가 3월과 4월 사이 16% 가까이 폭증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9월의 증가폭(7.3%)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에 공급차질이 겹쳐 식량 가격이 오른 결과로 풀이된다. 미 노동부는 7월 식량 가격이 전년 대비 4.1% 상승해 전체 인플레이션율 1%보다 훨씬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유타 푸드뱅크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식료품을 지급하고 있다./AP연합뉴스




지지부진한 경기부양책 협상으로 저소득층의 고통은 더욱 가중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6일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크로스마크글로벌인베스트먼츠의 빅토리아 페르난데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정치권의 갈등이 “추가 실업수당에 의존하는 미국의 가구를 압박하고 그들의 자금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은 또 상원이 지난주 부양책을 통과시키지 않은 채 휴원했고 다음달 8일까지 개원하지 않을 예정이라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동안 코로나19가 잠잠했던 유럽에서도 폭발적인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프랑스에서는 신규 확진자 3,310명이 발생해 이틀 연속 3,000명대를 기록했다. 5월 전국적인 봉쇄령 해제 이후 최대 규모다. 이탈리아 역시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재확산세가 뚜렷해지며 약 석 달 만에 하루 신규 확진자 수 600명대를 기록해 이날부터 전국의 가무시설을 폐쇄하는 특단의 조처를 내렸다.

곳곳에서 재확산 우려가 현실화하는 반면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의 상황은 안정되고 있다. 17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새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2명의 경우 모두 해외 역유입 사례로 지역사회 감염은 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한 달 만에 잡힌 것이다. 하지만 해외 역유입 확진자 수는 늘고 있어 중국 정부가 외국인 입국규제 방안을 추가로 발표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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