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최종전에서 각각 공동 3위와 공동 9위에 올라 자신감을 수확한 김시우(25)와 임성재(22·CJ대한통운)가 소문난 돈잔치의 주연을 노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오는 20일(이하 한국시간)부터 플레이오프(PO) 일정에 돌입한다. 정규시즌 각 대회 성적을 점수화해 더한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1위부터 125위까지만 초대받는 특별한 무대다. 1·2차전 총상금이 각각 950만달러(약 112억8,000만원)나 되고 최종 3차전인 투어 챔피언십은 우승상금이 무려 1,500만달러(약 178억1,000만원)에 이른다. 준우승 상금도 500만달러(약 59억3,000만원)다.
20일부터 나흘간 매사추세츠주 TPC보스턴에서 열리는 1차전 노던 트러스트에는 125명이 참가하지만 다음주 2차전 BMW 챔피언십 출전자는 70명으로 확 줄어든다. 그다음 주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는 페덱스컵 랭킹 30위까지만 나갈 수 있다. 2차전까지 치른 뒤 페덱스컵 1위는 10언더파, 2위는 8언더파, 26~30위는 이븐파 등의 차등 스코어를 받아들고 최종전에 나서게 된다. 그래서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가 곧 페덱스컵 최종 챔피언이 된다.
올해 PO 1차전에는 페덱스컵 5위 임성재, 31위 안병훈, 61위 강성훈, 82위 김시우, 110위 이경훈까지 5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한다. 김시우는 1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시지필드CC(파70)에서 끝난 정규시즌 최종전 윈덤 챔피언십에서 18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 지난해 2월 제네시스 오픈 단독 3위 이후 최고 성적이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하나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통산 3승을 놓쳤으니 아쉬움이 크겠지만 이번 대회 버디 수 공동 1위(25개)와 그린 적중 때 퍼트 수 단독 1위(1.58개)에 오른 감각이라면 PO에서의 맹활약도 기대할 만하다. 우승은 7타를 줄여 21언더파를 기록한 43세의 짐 허먼(미국)이 차지했다.
김시우는 6번홀(파4) 드라이버 티샷 실수로 공을 잃어버려 더블보기를 기록했고 8번홀(파4)에서도 티샷이 물에 빠지면서 1타를 더 잃었다. 하지만 이후 버디 4개를 몰아치며 기어이 톱3를 지켜냈다. 김시우는 공동 3위 상금 31만2,400달러(약 3억7,000만원) 외에 다음달 메이저대회 US 오픈 티켓을 따내 4년 연속 출전하게 됐다.
지난 시즌 신인왕 임성재의 감도 돌아왔다. 이글 하나와 버디 5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여 5계단을 끌어올리면서 공동 9위(16언더파)로 마쳤다. 약 두 달 만의 톱10 진입이다. 페덱스컵 5위를 지킨 임성재는 정규시즌 페덱스컵 상위 10명에게 주는 ‘윈덤 리워즈’ 보너스 중 100만달러도 받는다. 이번 대회 상금 16만8,000달러를 더해 116만8,000달러(약 13억8,000만원)를 한꺼번에 챙기는 것이다. 임성재는 “원하던 스윙이 돌아오고 샷 감도 좋아 나흘 내내 좋은 점수를 낼 수 있었다”며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순위로 (정규시즌이) 끝나 행복하고, PO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PO에는 페덱스컵 49위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참가한다. 2007·2009년 페덱스컵 챔피언인 우즈는 2006년 우승 경험이 있는 TPC보스턴에서 PGA 투어 신기록인 통산 83승에 재도전한다. 최근 투어 재개 이후 2개 출전 대회에서 공동 40위와 공동 37위로 별 재미를 못 본 우즈는 2018년 투어 챔피언십 우승의 전율을 되살리려 한다. 당시는 제도가 바뀌기 전이라 투어 챔피언십을 제패하고도 페덱스컵 최종 2위로 마감했다. 2007년 도입된 페덱스컵 PO에서 최다 보너스(3,090만달러)를 모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올해 페덱스컵 8위로 1차전에 나선다. 통산 보너스 2위는 2,844만4,000달러의 우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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