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자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말 닛산과 혼다의 합병을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지난해 말 닛산과 혼다에 합병을 제안했지만 두 회사가 즉각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덮치며 합병 논의는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중심으로 개편되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자국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일본 정부가 이 같은 제안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닛산과 르노 동맹이 지난 2018년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미쓰비시얼라이언스 회장 체포 이후 크게 흔들리면서 자국 자동차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합병 성공 시 판매량 기준 세계 6위 자동차 회사로 떠오르는 양사의 합병 논의는 언제든지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세계 자동차 업계는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며 힘을 합쳐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산업 위축이 이 같은 협력을 가속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고 있다. 혼다는 닛산과 르노의 복잡한 지분관계가 합병에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닛산의 전 경영진은 FT에 “(양사 합병은) 자동차 업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나 통하는 발상”이라고 전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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