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소신파로 꼽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금 이 순 간도 쓸까 말까 주저하고 있다. ‘내부총질해서 누구 좋은 일 시키려고’ 같은 이야기들이 귓전에 맴돈다”며 조심스럽게 비전 없는 전당대회를 비판했지만 최고위원 후보인 신동근 의원은 3시간 만에 “보수의 프레임”이라고 일축했다.
조 의원은 1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리 당 전당대회를 돌아보자. 분명 비정상”이라며 “3무 전당대회다. ‘관심’이 없고 ‘논쟁’이 없고 ‘비전’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내가 대표가 되면 민주당을 이렇게 이끌 것이고, 내가 최고위원이 되면 당은 저렇게 달라질 것이다’라고 하시는 분 찾아보기가 힘든다.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설정에 대해서도 언급하시는 분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지금의 여당을 두고 “언제부턴가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하고 있었다. 국정 철학의 주요한 축인 ‘평등’과 ‘공정’ 그리고 ‘정의’의 가치는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거꾸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며 작심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러한 비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금 이 순 간도 쓸까 말까 주저하고 있다. ‘내부총질해서 누구 좋은 일 시키려고’ 같은 이야기들이 귓전에 맴돈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구 탓 할 일 없다. 저부터가 문제”라며 “‘부동산 때문에 당청 지지율이 급락한다’는 보도가 많다. 시일이 지나면 집값이 정상화될 것이란 주장도 있으나 이유불문하고 집권여당의 국토위 간사로서, 제5 정조위원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조 의원이 SNS에 글을 게재한 것은 이날 오전 11시께였다. 3시간 후인 오후 2시께 신 의원은 ‘조응천 의원에게’라는 이름으로 반박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가 ‘관심’, ‘논쟁’, ‘비전’이 없는 ‘3무 전당대회’라는 지적에 대해 최고위원 출마자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 내부에서 조 의원처럼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 의원은 “그런데 ‘언제부턴가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하고 있었다’라는 인식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정부여당은 단지 민생을 말로만 외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민생 관련 정책을 추진해 왔다. 최근에 통과한 임대차보호3법이 민생과 관련된 것”이라며 “부동산정책, 일자리와 실업대책, 재정정책, 코로나 방역과 경제위기 대응 등 이 모든 게 민생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 개혁 역시 최우선 과제라고 꼽았다. 신 의원은 “검찰 개혁은 해묵은 개혁과제이고, 촛불 혁명이 요구했던 최우선순위의 개혁과제”라며 “빨리 검찰개혁을 마무리짓고 언론개혁, 경제민주화로 추진 과제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말로만 민생을 말하지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는 식의 프레임이 절대 우리 내부에서 작동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게 대표적인 보수세력의 프레임”이라고 당부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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