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도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며, 한국은 일본·미국과 긴밀히 협력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한일관계가 소원해졌지만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의 협력 강화는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한국은 북한과 중국을 신뢰해서는 안 됩니다.”
고다 요지(사진) 전 일본 해상자위대 자위함대사령관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팽팽한 분위기와 관련해 한미일 공조와 한일 군사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다 전 사령관은 18일 서울경제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은 비핵화를 비롯해 지금까지 국제사회에 내건 약속들을 지킨 적이 없다”며 “북한은 한국 등 주변국의 원조만 바라고 있을 뿐 이에 상응하는 행동(약속) 등은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사례를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체제가 바뀌지 않고 김씨 일가와 노동당이 집권하는 한 한국은 절대 북한을 믿어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의 목표는 현 체제 유지인데 이게 어려울 경우 한반도에서 전쟁을 해 승리하는 것이고,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승부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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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 전 사령관은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국은 미국과 공조해야 하며, 이 와중에 일본의 분명한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주한미군의 주둔을 확실히 보장하는 것은 한반도 유사시 북한을 이길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는 것과 같다”며 “미군이 한반도 유사시 개입할 때 일본의 지원 없이는 미군이 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지리적 위치와 미국과의 관계, 한국과의 관계 등을 보면 한반도 유사시 일본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보더라도 한미동맹·일미동맹은 중요하고 궁극적으로 한국과 일본·미국의 3개국 공조는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고다 전 사령관은 한국과 일본의 주변국인 중국에 대해 한국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 공산당이 주도하는 중국의 정치·외교·군사 등의 본질은 북한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은 국제규범이나 국제적 조약, 국가지도자 사이의 약속을 자국의 사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무시하거나 자국의 방식으로 밀어붙일 것”이라며 “중국과의 관계 유지도 필요하지만 한국이 중국을 너무 믿지는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이 언제든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우려도 나타냈다. 고다 전 사령관은 “한국을 지원하는 미군의 작전은 일본 주변 영공과 해역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궁극적으로 일본과 한국의 군사적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런 이유뿐 아니라 북한 핵과 미사일 등 군사적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지소미아는 유지돼야 하고, 두 나라의 국방·군사협력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의 국방·군사협력이야말로 미군 전력의 유연성을 증가시켜 한반도 유사시 사태를 조기에 진정·종결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특히 한일 국방·군사협력은 두 나라의 관계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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