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연회장에서 화려하고 웅장한 결혼식을 진행했던 특급호텔 웨딩이 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객이 10~50명 수준인 ‘마이크로 웨딩’이 뜨면서 연회장을 쪼개고 웨딩 실황을 유튜브로 생중계 하는 등 고객 취향에 맞춰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1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마이크로 웨딩 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30%가량 증가했다. 올 하반기 예상 건수까지 포함하면 전년 대비 약 3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 웨딩은 신랑, 신부의 직계 가족과 가장 가까운 친지 및 지인만을 초청하는 웨딩으로, 인원 수가 적은 만큼 온전히 예식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웨딩을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스몰웨딩보다 규모는 작지만 럭셔리한 마이크로 웨딩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적은 인원의 하객을 어렵게 초청하는 만큼 고단가의 식사나 럭셔리 플라워 장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그동안 규격화된 웨딩 상품을 선보였다면 마이크로 웨딩은 고객의 취향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DIY 웨딩으로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버진로드의 방향이나 신부 대기실의 유무, 식순의 교체 등 고객의 디테일한 의견을 웨딩에 반영하고 있다. 또 주로 웨딩을 치르던 그랜드 볼룸의 메인 무대는 물론 환구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2층 연회장을 쪼개 마이크로 웨딩 장소로 선보이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규모에 맞춰 10인부터 100인까지 다양하게 룸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인터컨티넨탈은 하객 수가 줄어들자 유튜브로 결혼식을 실시간 중계해주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마이크로 웨딩 고객들을 대상으로 지방에 있는 하객들에게 웨딩 실황을 중계해 주고 있다. 인터컨티넨탈 관계자는 “최근 마이크로 웨딩에 대한 문의가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피치 못하게 규모를 작게 하는 고객도 있는 만큼 원하는 고객에 한해 유튜브를 활용한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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