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JC페니, 브룩스브라더스, 제이크루, 피자헛 등 전통의 소매업체들이 하나둘씩 무너지고 아마존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미국의 40년된 집수리용품 판매회사 ‘홈디포’가 승승장구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 수리에 돈을 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홈디포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2·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홈디포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홈디포의 2,4분기(5~7월) 매출액이 345억달러로 전분기(283억달러) 대비 21.9%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9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로우스도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홈디포와 로우스의 주가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홈디포는 주당 288.24달러에 거래를 마쳐 1년 전에 비해 38.6%나 오르는 등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로우스 주가도 지난 1년 간 60%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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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디포와 로우스의 실적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소매업체들이 매장을 문을 닫고 사람들의 방문이 줄면서 실적이 급감했지만 이들 업체들은 정반대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선 홈디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필수 서비스로 여겨져 매장이 폐쇄되지 않았다. 또 집 밖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기 어려워진 미국인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집을 수리하거나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집을 개조하면서 홈디포를 찾는 이들이 늘었다. 위치정보 스타트업 우나캐스트(Unacast)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홈디포 매장을 찾는 일일 방문자 수는 지난해 대비 35%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홈디포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 산업 분야에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크레이그 매니어 홈디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월스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그간 사업을 하면서 사용했던 모든 역사적인 벤치마크가 더 이상 소용이 없게 됐다”며 “단지 소비자들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최우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미국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홈디포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간이 갈수록 미국 정부의 부양책이 약해지고 실업률이 계속해서 높은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 소비자들의 지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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