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대통령님은 미래에 대해서 궁금하신 게 있으십니까?” (창덕여중 수학교사)
“네, 지금 제일 현안인 미래의 부동산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
18일 오전 서울 중구 창덕여자중학교. 이날 문 대통령은 ‘그린 스마트 스쿨’의 모델로 꼽히는 이 곳에서 일일 학생으로 수학 수업에 참여했다. 수업 내용은 학습용 소프트웨어 ‘알지오매스(AlgeoMath)’를 활용한 함수 익히기. 수학 교사가 ‘함수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문 대통령은 주저 없이 ‘부동산’을 외쳤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여론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고민 역시 부동산 문제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문 대통령의 솔직한 답변에 현장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부동산 문제에 대한 문 대통령의 고심은 최근 하락하고 있는 국정 수행 지지도와 연결된다. YT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8월 2주차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43.3%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주된 원인은 부동산 민심이 꼽힌다. 해당 조사는 지난 10~14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표본오차 95%, 신뢰 수준 ±2.0%포인트)
부동산과 관련된 문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도 여론을 술렁이게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일일 학생으로 변신했다. 수학 수업에 이어 과학 수업에 참여해 실감형 콘텐츠(AR)로 심장 등 주요 장기 기관의 생생한 모습을 살펴봤다.
과학 수업을 마무리할 때쯤 문 대통령은 질문을 던지며 디지털 교육의 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심장의 구조를 살펴본 문 대통령이 “이런 디지털 교과서가 과학 전 분야에 다 준비가 되어 있나요?”라고 묻자 과학 교사는 “중학교 1, 2, 3학년 전체 디지털 교과서가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일정은 디지털 데이터 기업과 해상 풍력단지에 이어 한국판 뉴딜과 관련된 세 번째 현장 방문이었다. 특히 창덕여자중학교는 건립 후 40년 이상 지난 노후학교지만 그린 스마트 스쿨의 모델로 평가받는다. 전 과목을 디지털 기반 맞춤형 학습으로 진행하고 태양광 패널 등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을 설치해 한국판 뉴딜의 양대 축인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융합하고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상생과 포용을 토대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함께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이 가장 먼저 적용되어야 할 현장 중 하나가 학교”라며 “그린 스마트 스쿨을 우리 교육의 방식과 사회적 역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지역과 국가의 대전환을 이끄는 토대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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