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기 플러스 성장의 성적표를 받아든 중국이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유동성 공급을 조절하기로 했다. 양적완화 축소 전망에 중국 위안화는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국무원은 전날 리커창 총리 주재로 상무위원회를 연 뒤 낸 성명에서 하반기 경기대책으로 “유동성을 계속 합리적으로 충족시킬 것”이라며 “대수만관(大水漫灌)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수만관’은 논밭에 물을 가득 대는 것을 말한다. 중국 당국자들은 미국 등 서방의 대규모 양적완화를 ‘대수만관’으로 지칭한다. 대신 국무원은 “통화정책 도구의 ‘정밀관개’ 기능을 효과적으로 발휘해 신규 대출자금이 실물경제, 특히 중소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펴는 데 따라 중국도 올해 시장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다. 올해 상반기 위안화 대출 증가액은 전년동기보다 2조4,200억위안 많은 12조900억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1·4분기 -6.8%에서 2·4분기 3.2%로 V자 반등을 보이는 등 중국의 경기회복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중국 당국의 통화정책 기조는 다시 보수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과도한 국가부채 부담으로 과감한 양적완화보다는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에 무게를 둬왔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도 지난 6월 열린 공개 금융포럼에서 “코로나19에 대처하기 위한 금융지원 정책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부양과 제어 사이에서 균형에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 통화정책 디커플링(탈동조화)가 심화하면서 위안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일 대비 0.5% 하락한 6.9325위안으로 고시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의 경기회복이 빠르고 또 유동성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당분간 위안화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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