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00명 넘게 발생하면서 수도권 집단감염의 ‘슈퍼 전파지’ 우려가 커지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전 목사를 목사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개신교계에서 나왔다.
개신교계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전국기독노동조합 추진위원회’의 대표 엄태근 목사는 18일 저녁 전파를 탄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파이킥’에 출연해 ‘왜 개신교계에서 전광훈씨를 파면하지 않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대다수 목사들 역시 전광훈씨를 정상적 사고를 하지 않는, 사회에 악을 끼치는 사람으로 인식하지 목사로 인식하지 않는다”며 “그리고 (전 목사는) 기독교 정신과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독교계에서 전 목사를 징계하거나 파면하려는 전체 움직임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교회 일각에서 나오는) ‘정부가 교회를 파괴하려고 저런다’ 이런 주장 자체가 반사회적 행태라고 할 수 있다”며 “교회가 자정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런 분(전 목사)들을 파면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덧붙여 엄 목사는 “일부 대형교회들이 이 사람(전 목사)을 추종해서 사회에 혼란스러운 일을 만드는데 어쨌든 교회도 사회기관”이라며 “방역수칙에 똑같이 동참해야 되는데 아직도 코로나 테러를 당했다, 아스피린 먹으면 낫는 별것 아닌 거다, 이런 식으로 회피하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전 목사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이틀 전인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서 “나는 열도 안 오른다. 병에 대한 증상이 전혀 없다. 그런데 전광훈 목사를 격리 대상으로 정했다고 (구청이)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방역당국으로부터 고발 당한 전 목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전 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만큼 방역 당국과 협의해 일정을 조율하며 수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집회금지 명령이 내려졌음에도 광화문 집회를 강행한 전 목사를 재수감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일 만에 29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전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에서 시작된 집단감염은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불과 엿새 만인 18일 400명대를 넘어섰다.
3차 감염까지 확인되면서 비수도권에서도 감염 사례가 잇따르는 등 전방위로 확산하는 추세인 가운데 여전히 교인 800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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