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망친 여자’가 홍상수 감독만의 독보적인 감성이 담긴 메인 예고편을 19일 공개했다.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한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를 따라간다.
이번에 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한마디의 대사도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그로 인해 영화의 감정선을 더욱 짙게 보여주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먼저 영상은 평화로이 모이를 먹는 닭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어 밭일을 하는 영순(서영화 분)의 뒷모습 위로 영화의 타이틀이 떠오른다. 바뀐 화면에는 불이 꺼진 영순의 방 안에서 CCTV를 통해 집 밖을 바라보는 감희(김민희)의 모습이 나타난다.
CCTV 속에는 한 소녀의 모습이 담겨있어 이들 사이에 어떠한 이야기가 펼쳐질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바뀐 화면에서는 고민하며 노트에 뭔가를 적다 창 밖을 바라보는 수영(송선미)의 모습이 이어진다. 또 뭔가를 망설이는 듯한 표정의 우진(김새벽)의 손 끝을 따라가면 감희의 손과 다정히 맞닿아 있다. 감희와 그녀가 마주할 세 장소, 세 친구와의 만남에 대한 강렬한 드라마의 호기심을 높인다.
‘도망친 여자’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직후 “관객들은 서서히 커튼을 들추고 그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적 삶의 세계를 훔쳐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것이 홍상수 영화의 비밀스러운 힘”(The Hollywood Reporter), “홍상수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란 영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사랑스럽게 작고, 그러면서 작은 즐거움을 안겨주는 ‘도망친 여자’는 그 미래가 바로 지금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Variety) 등 외신의 호평을 얻었다.
홍상수 감독이 배우 김민희와 7번째 호흡을 맞춘 ‘도망친 여자’는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출연한다. 다음달 17일 개봉.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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