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이명박 정부의 핵심이었던 이재오 전 의원(수도이전반대 범국민투쟁본부 상임대표)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른바 ‘호남 챙기기’에 “참 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당과 협의 없이 개인의 소신을 밀어붙이는 데 대해서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복절 집회를 이끈 전광훈 목사에 대해서는 “방역 규정을 어긴 것은 처리하고 정치적 탄압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은 19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호남에 공을 들이는 것과 관련해 “집권을 꿈꾸는 야당이 특정 지역을 배제하거나 특정 지역의 의석을 하나도 갖지 않고 집권당을 할 수가 있겠느냐”며 “성과가 어떻게 되든 간에 야당인 통합당이 호남에 더 많은 정성을 기울인다고 하는 것은 참 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다만 이 전 의원은 “비대위원회를 구성했는데 비대위원장이 거의 독주한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라고도 말했다. 그는 “기본소득이라든지 경제민주화는 김 위원장의 본래 소신이니까 그런 정책 때문에 보수층이 등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김 위원장) 개인의 주장을 토론 없이 당과 협의 없이 밀고 나간다고 하면 그건 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를 구성했는데 비대위원들의 목소리나 비대위원들이 공동으로 무엇을 창작해내고 무엇을 이루어내는 건 거의 안 나타나고 비대위원장 목소리만 가끔 나타난다”며 “지금은 원체 민주당이 저렇게 엉망이고 나라가 엉망이니까 그냥 되지만, 길게 보거나 당의 입장에서 볼 때는 당의 민주주의를 생략한 거니까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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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수도권 재유행의 진앙지로 꼽힌 광복절 집회를 주도한 전 목사에 대해서는 “방역 당국에서 규정이나 원칙들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 어긋남이 있으면 그건 그것대로 처리를 해야 한다”면서도 “방역을 이유로 정치적 주장에 대해서 탄압한다는 인상을 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교회에서 보낸 문자들을 보면 8·15집회에도 교인들은 나가지 말라, 그리고 방역수칙을 잘 지켜라, 보건소나 성북구청에서 전화 오면 시키는 대로 해라 이런 문자메시지를 계속 보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이 대구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한 데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하고 안 좋게 됐으니까, 개인적인 감정이라든지 서운함, 배신감에 대한 토로”라며 “또 대구라는 데가 대놓고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하는 그런 점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이야기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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