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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AI 경제]로봇시대…인간이 '할 일'은 더 늘어난다

■로저 부틀 지음, 세종연구원 펴냄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기술 분야의 혁신이 세상을 바꿔놓고 있다. AI는 많은 편익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인간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 AI 발달에 대한 가장 큰 두려움은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대량실업 사태가 찾아오는 것이다. 몇몇 전문직종을 제외한 일자리가 로봇 차지가 되면서, 대다수가 실직자로 전락하고 극소수만이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될 것이라는 디스토피아적 전망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과연 AI는 인간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까, 아니면 인류가 직면하는 가장 큰 위협으로 자리하게 될까?

신간 ‘AI 경제’는 AI로 인해 경제성장과 생산성, 인플레이션, 부과 권력의 분배, 일자리, 복지 등이 어떻게 달라질지를 조망한다. 책이 내다보는 AI 발달의 미래는 낙관적이다. 책은 로봇이 인간을 완벽히 대체하거나 인간의 도움이나 감독 없이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수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믿어 온 사람은 앞으로도 실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한다. 앞으로 로봇과 AI가 지금보다 더 중요해지겠지만, 미래에도 인류가 AI에 의해 소멸당하기는 커녕 따라잡히지도 않을 것이라고 확언한다.

책은 로봇 시대가 도래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을 근거는 전혀 없으며, 오히려 사람이 할 일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육체노동 직업군에서 로봇과 AI의 도전이 심각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실제로는 모든 육체노동 직업이 로봇과 AI의 위협을 전혀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례로 로봇청소기 ‘룸바’는 거실 바닥을 청소하지만 탁자에 놓인 잡지나 소파의 쿠션을 정리하지는 못한다. 이런 일들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AI 혁명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할 핵심요인으로 저자는 AI 개발 및 연구에 투입되는 노력과 예산, 로봇과 AI에 대한 규제, 세금의 강도, 로봇과 AI 수용을 결정지을 문화적 요인 등을 꼽는다. 각국이 로봇과 AI의 사용을 얼마나 즉각적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얼마나 엄격하게 규제하고 세금을 매길 것인지 등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정책으로 복지혜택 프로그램 신설과 세수 증대를 꼽았다. 대규모 국가 개입을 지향하는 최근 유행에 영합해서 AI를 통한 인류의 번영과 자유를 위험에 빠뜨리는 모험을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다.

“위험하고 파괴적이며 재앙이 될 정도로 비용이 많이 드는 소득재분배 체계를 도입하는 일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그 잘못된 길로 빠져들 경우, 경제와 사회 분야에서 국가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 정확하게 잘못된 시간에, 정확하게 잘못된 방식으로 설정되기 때문이다.” 2만원.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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