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기독교 지도자들을 만난다. 성북 사랑제일교회, 용인 우리제일교회 등 수도권 소재 교회에서 비롯된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방역지침에 대한 철저한 준수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조만간 기독교 지도자들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한국 교회 주요 교단장 초청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같은 달에는 불교계 지도자들과 접견했다.
문 대통령이 기독교계 지도자와 만나는 것은 최근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불길처럼 번지는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환자가 20일 오후 12시 기준 676명으로 늘어났다. 전날보다 53명 증가한 수치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종교계와 ‘릴레이 소통’을 이어갔다. 한국 천주교 지도자를 청와대로 처음 초청해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진행한 것이다. 천주교계 지도자와의 만남은 지난해부터 추진됐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세 차례 연기됐다가 이날에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천주교계 지도자 9명을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방역 협조를 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겸 광주대교구장)을 비롯한 천주교계 지도자 9명이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다음 주까지가 고비인데 이번 주가 특히 중요하다”며 “더 이상 방역을 악화시키지 않고 코로나를 통제할 수 있도록 종교가 모범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반드시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면서 “빠르게 위기를 극복해서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사랑제일교회 문제는 (신도 명단) 파악이 되는대로 빨리 빨리 확산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광화문 집회는 (참가자) 파악 자체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조환길) 대주교님 말씀대로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주교계 지도자들은 문 대통령을 향해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권혁주 주교(안동교구장)는 “코로나하고 싸우면 대통령께서 꼭 이길 것”이라며 “선이 악을 이기는 이치와 같다. 기도하겠다”고 했다.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는 “오늘 특별히 힘내시라고 대통령님 미사봉헌을 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확실히 해 나가시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천주교계 지도자들을 향해 “코로나로 국민이 너무 많이 힘들고 지쳤다”며 국민을 위해 기도로 위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는 “코로나19 극복과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솔로몬의 지혜를 주시길”이라는 김희중 대주교의 기도로 마무리됐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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