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는 최근 자국 영해를 침범한 아랍에미리트(UAE) 선박 1척을 나포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고 로이터, AP통신이 이란 국영TV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외무부는 성명에서 지난 17일 UAE 선박 1척과 승무원들이 불법으로 이란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이란 국경경비대에 의해 나포됐다고 설명했다. 또 같은 날 UAE 해안경비대가 이란 어부들에게 발포해 2명을 숨지게 하고 어선 1척을 나포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외무부는 어부 사망과 관련해 수도 테헤란에 주재하는 UAE 임시 대리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UAE에 억류 중인 이란 어선과 선원들을 풀어주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UAE 국영 WAM통신은 UAE 해안경비대가 북서부 시르부누아이르섬 영해를 침범한 어선 8척을 멈추게 하려고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UAE 선박 나포 등으로 양국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UAE가 지난 13일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평화협약을 타결한 뒤 이란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14일 성명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과 UAE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강하게 규탄한다”라며 “이 합의는 팔레스타인과 모든 무슬림의 등에 칼을 꽂는 짓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과 수교를 합의한 걸프지역 국가는 UAE가 처음이다. 아랍 이슬람권 국가들은 그동안 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이유로 이스라엘과 적대적 관계를 이어왔지만 최근 이스라엘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이슬람 수니파 국가 UAE와 평화협약을 맺은 것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을 견제하는 의도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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