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잡플리]이현송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대표가 들려주는 '벤처캐피탈리스트'란?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영화 <명량>, 돌봄 서비스 <째깍악어>, 내 차 팔기 서비스 <헤이딜러>. 콘텐츠 분야 투자를 전문적으로 해온 이현송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대표의 포트폴리오다. 그는 올해로 8년 째 벤처 캐피탈리스트(VC, Venture Capitalist)의 길을 걷고 있다. 그에게 VC란 직업의 정의, VC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역량 등을 물었다.

Q. VC란 어떤 직업인가요?

VC는 비합법적이지 않은 선에서 벤처기업이 잘 되게 하기 위해 모든 걸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자를 할 때 아무렇게나 투자를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투자할 기업을 찾고, 해당 기업이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해 투자 심사를 진행합니다.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사후 관리를 합니다. 분기 또는 반기마다 투자한 회사 현황을 살피면서 현재 이 회사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주는 직업입니다.

기본적으로 창업자는 사업을 운영하느라 너무 바쁩니다. VC는 창업자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영역을 공부하고 필요한 부분을 찾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업이 유관된 분야, 혹은 같은 분야의 경쟁 기업 등을 연구하면서 파트너십 체결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Q. VC란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학생 때는 한국에 벤처케피탈, 즉 창업투자회사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저는 금융사, 증권사, 은행 등 금융업계 취업만 생각했습니다. 대기업에 입사하고 나서 업종이 다른 여러 계열 회사의 투자 검토, 출자 검토를 하는 직무를 맡았습니다. 계열사 한 곳이 벤처 펀드에 출자를 하겠다는 기안이 올라온 걸 본 뒤에야 벤처캐피탈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그때 처음 벤처캐피탈에 가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학생 때 들었던 ‘경제학설사’란 강의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교수님은 “금융을 하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몇 퍼센트가 넘으면 그 사회는 굉장히 비생산적이게 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증권사, 자산 운용사 등 여의도 금융업계를 이루고 있는 상장주식 투자는 기존 주주의 매매거래가 많습니다. 이 경우엔 회사로 들어가는 돈이 없습니다. 실제로 돈이 회사의 인건비 등 정말 기업이 성장하는 데 들어가야 경제학설사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나쁘지 않은 투자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직업을 결정하는 데 작용을 했습니다.

Q. VC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VC가 투자하는 산업은 사실상 아직 성숙하지 않았거나 상장되기 전의 넥스트 산업입니다. 이 때문에 정확한 산업적 스펙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의료, 바이오쪽 투자 많이 하시는 VC 중에선 약사·의사도 많고, 콘텐츠 쪽은 영화감독·PD가 심사역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가장 기본적 역량을 꼽는다면 저는 숫자와 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쪽 업계는 정성적 기준이 많이 작용합니다. 특히 창업 초기에는 숫자나 재무제표로 알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든 수익률로, 숫자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하는 직업이 VC입니다. 기업의 언어인 회계에 대한 지식, 수익률 계산을 할 수 있는 엑셀 능력, 손익 계획을 그려볼 수 있을 정도의 성장률 기반 예측 모델에 대한 공부 등이 대학생 수준에서 갖출 수 있는 역량이라 봅니다.



Q. VC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반적으로 신입 VC 중에 대졸 신입은 없습니다. 이쪽 업계는 공채도 없습니다. 결원이 발생할 때마다 소수 인원을 뽑는 식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경력직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VC를 꿈꾼다면 기업에서 먼저 일하는 걸 추천합니다. 적어도 3년에서 5년 동안 기업의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본인이 속한 산업에서 핵심 경쟁력이 무엇인지, 경쟁사들은 어떻게 일하는지 등을 파악하면서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계속 보고를 해보거나, 직접 나가서 상품을 팔아보거나, 아니면 정말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거나 하면서 경력을 쌓길 바랍니다. 업계에선 경험이 있는 인력을 선호합니다.

똑 같은 경험을 하면서도 본인만의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업의 모든 의사결정을 유심히 살펴보기 바랍니다. ‘왜 이 문서를 법인인감을 쓰지 않고 사용인감을 쓸까?’처럼 작은 결정에서부터 ‘왜 5년 동안 준비한 아이템을 버리고, 새 아이템 개발을 결정했을까?’ 등 큰 결정까지 기업의 모든 의사결정에 대해 궁금증을 갖기 바랍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가지면 그것이 이력서에 나타난다고 봅니다.

Q. VC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VC는 어느 정도 사명감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굉장히 많이 만나는 직업이기에 내향적이고, 사람 만나는 걸 힘들어하는 사람은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내향적인 부분이 강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VC란 직업이 겉보기엔 기업 설명 듣고, 기업 창업자에게 조언하고, 투자하는 직업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상은 투자 한 건이 이뤄지기 위해서 처리해야 할 서류 작업이 많습니다. 컴플라이언스 체크도 해야 하고, 투자를 집행함으로써 펀드 출자자가 받을 영향도 고민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긴 밤을 지새우면서 혼자 싸우는 시간이 많습니다. 내향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잘하는 사람도 충분히 VC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VC는 금융권에서 가서 상장 주식을 거래하는 것보다 연봉 수준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실제로 자본이득을 얻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기간도 더 깁니다. 벤처 펀드 하나가 해산하기까지 기간은 보통 7년에서 8년이 걸립니다. VC는 창업 기업이 이 기간 동안 견디면서 성장하는 것을 지켜봐야 합니다.

사실 창업기업은 처음 투자 심사 포인트대로 성장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산업이기에 사업 모델을 바꾸는 ‘피봇팅(pivoting)’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VC는 이 과정을 지켜보며 기업에 실질적으로 월급을 제공하고, 필요한 설비를 사게끔 지원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VC는 금융권에서 실물 투자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예리 기자 yeri.do@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관련태그
#잡플리, #벤처캐피탈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